나의 이야기

애물단지 수박

꿈낭구 2010. 11. 1. 20:51

아따마시~~!

어저끄는 증말 덥등만 다들 무사허신지요?

원예심리치료사 과정을 마치고 한옥마을 한정식집에서

점심을 먹고 어슬렁어슬렁 귀경조까 헐라깜시

귀가 오그라붙게 뜨거워서 냉큼 집으로 돌아와버렸구만요.

밤에 주로 무드있게 거닐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한낮의 풍경이

워째 생소혀서 말이죵.

우리동네 마트는 추울정도로 빵빵혀서

그곳을 향하야 전진을 안혔긋쇼잉?

워매 무신 수박이 그리도 크당가요?

그러고봉게 아프다고 살림을 등한히혀서 수박을 한 번도 안샀지뭐유?

이리저리 두들겨도 보고 씨다듬어감서

미끈허니 잘생긴 노무로(?)점찍어 실어달라고허고

그 져티 간절허니 간택을 바라는 눈치의 복쌍을

걍 지나칠 수가 읎쟈녀유?

뽀샤샤헌 핑크빛으로 참말로 이쁜 큰애기 뺨 같은 복슝도

한 상자 질러부렀고만요.

수박 한 덩이를 배달시킬순 읎쟈뉴.

비상시 도움되것다 싶어서 고맙게도 하나를 업고있는 라면을

큰맘먹고 그 위에 살포시 얹고...(라면은 울신랑 좋아헌디 지가 반대허는지라)

요새 아픈 저 땜시로 고상을 좀 안허요잉?

집으로 돌아와 암만 지달려도 배달이 안와요.

어딜 을매나 돌아댕기다가 왔는지 캄캄할때서야 야덜이 도착혔구만요.

근디 난감헌 상황이네그랴.

어깨아픈거 생각도 안허고 어쩌자고 이렇게 샀는지...

현관앞에 놓인 수박을 궁리끝에 발로 굴려서 주방꺼정을 워치케 델꼬갔는디

이걸 무신수로 씻어서 냉장고에 넣는단말씸요.

그렇게 열기를 내뿜던 한낮의 더위도 먹구름 가득헌 바람앞에 쫒겨가는 판국인디

고연시리 이걸 샀나~허고 후회를 허믄서

오로지 딸랑구&울신랑 시원헌 수박 먹이고픈 일념으루다가

방맹이로 두드려도보고 살짝 궁딩이로 앉어도 봤지만 안깨져요.

요새 수박은 운반중 깨지지말라고 품종개량을 해서 쉽게 안깨지능게뵤.

흥부네집 박타는 것 맹키로 씨름을 허다 드댜 반쪽을 내설라무니...

냉장고에 씨름씨름 험서나 반통을 겨우 쑤셔넣고 나머지를 워쩐뎌~~

바닥에 끌안고앉어서 나혼자서 아구아구 먹고있는디

내남자가 등장을 안혔긋쇼잉?

주방 바닥에 널부러진 수박조각들은 허며 제 행색을 보고

뒤집어집디다.

자기 오면 넣어줄틴디 뭣땜시 그 고상을 사서혔냐고 헐종알었등만...

내가봐도 아그덜 말짓헌거 맹키로 주방풍경이 말도 아닌것였어라.

그리하야~~셋이서 엊저녁에는 화장실이 밤새 붐볐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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