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24년 5월 15일 수요일

꿈낭구 2024. 5. 15. 20:52

낮달맞이꽃이 환하게 웃고 있는 아침.

오죽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대나무가 꽃이 피면 명을 다 한거라던데

주절주절 매달린 지저분한 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의자 놓고 올라가서 어제 반나절 가까이 꽃을 잘라내고

말라가는 댓잎도 정리를 했더니 좀 깔끔하고 단정해 보이기는 한데

과연 이 오죽이 이전의 멋진 모습을 되찾게 될지는 의문이다.

꽤 오랜 시간의 작업 후유증인지

다리가 뻐근하고 몸이 삐걱댄다.

아직은 뽑아내기엔 미련이 남아서 좀더 지켜본 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무섭게 번식력이 강한 꽃양귀비와 낮달맞이를

이른 봄에 뒷쪽으로 옮겨 심었더니 무성하게 꽃을 피웠다.

샤스타데이지에 요즘 꽂힌 남푠은

내년에는 이 꽃들만으로 한 구역을 정해서 심고 싶단다.ㅎㅎ

환한 웃음 같은 기분좋은 꽃이다.

텃밭 한 켠을 기꺼이 내어줘도 아깝지 않은 꽃이다.

이 붉은 장미는 어쩜 그리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요즘 화려한 장미와는 달리

어릴적 부터 늘 가까이 봐왔던 품종이라서 더욱 정겹다.

꽃송이 하나하나 마다 눈인사를 나눌 만큼.

더부살이하는 흰찔레가 왼방을 차지하려는 듯.

분홍빛의 앙증맞은 찔레는 아직도 무사태평인듯

굼뱅이 걸음이다.

너 그러다가는 땅으로 기게 될지도 모른다잉?

햇볕이 따가운데도 자꾸만 밖에서 머물게 된다.

꽃들과 열매를 매단 각종 과일나무들과

무성하게 자라는 코끼리마늘에게 터전을 빼앗긴 아스파라가스도

돌아봐줘야 하고 싹난 감자를 심었더니

요즘 감자꽃이 앙증맞게 피어 신기해서 자꾸 들여다 본다.

유기농이다 보니 그때 그때 수확하지 않으면

달팽이들의 밥이 되고 마는 딸기 때문에

조석으로 딸기를 따야한다.

달콤상큼한 딸기 맛이 얼마나 좋은지

요즘 이 딸기 따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는 중이다.

탱글탱글한 싱싱 딸기.

오후들어 갑자기 하늘이 수상쩍다.

바람도 심상치가 않은데

저 멀리 산이 구름에 가려져 온데간데 없다.

점점 낮게 드리워지는 구름을 보아하니

곧 비가 내릴것 같다.

바람도 심상치 않고 기온이 떨어져서

살짝 을씨년스럽다.

구름이 햇님을 삼키는 듯......

저 멀리 반대쪽은 아직 파란 하늘이 보이더니

저만치에서 무서운 기세로 밀려오는 먹구름에

금세 휩싸이고 만다.

반대쪽 하늘은 슬금슬금 집어삼키더니

낮게 드리워졌던 먹구름의 기세등등한 모습에

속절없이 휩싸이고 만다.

멀리 보이던 산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온 하늘을 온통 구름으로 감싸버릴 기세다.

바람 소리도 예사롭지 않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의 아지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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