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아름다운 봄봄

꿈낭구 2025. 4. 10. 10:03

25년 4월 9일 수요일 오전

요즘은 매일 산에 가고 싶을 만큼 멋진 풍경이라서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산행을 하기로 했다.

오늘도 계곡길을 통해 능선으로 오르기로 했다.

연둣빛으로 물들어 가는 숲길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산벚도 피어 정말 아름다운 아침 풍경이다.

요맘때 초록초록한 새잎이 아름다운 층층나무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매직밴치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는데

어머나~! 장갑이 없다.

사진을 찍는다고 장갑을 벗었다가 떨어뜨렸나?

인적이 드문 코스라서 잠깐 쉬는 동안에

혼자서 되돌아가서 찾아오겠노라며 내려갔지만

맞은편에서 올라오시는 몇몇 등산객들께 혹시 

장갑을 보셨느냐고 여쭈었지만 못 보셨단다.

아직 사랑땜도 못한 남푠이 선물로 사준 새 장갑인데

겨우 한 번 끼고 잃어버리다니......

기다리고 있을 남푠을 생각하니 미안해서

마구 뛰어서 내려가다가 뭔가 심상찮은 움직임을 감지하고

등골이 서늘해졌다.

직접 보진 않았지만 풀숲이 움직이는 느낌만으로

내가 가장 무섭고 싫어하는 긴 짐승(?)이

인기척에 놀라 계곡 쪽으로 휘리릭 내려간 거란걸......

너무나 놀라고 무서워서 눈물이 나고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장갑도 못 찾고 결국 기다리고 있는 매직밴치를 향해 

걸음을 재촉해서 되돌아갔더니

그 사이에 똑같은 장갑을 남푠이 주문을 했단다.

면목 없기도 하고 너무 속상해서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의기소침......

그런데...집으로 돌아와서 모자를 벗어 탁자에 놓는 순간

아니! 이럴 수가~~!!!!!!!!!!

그토록 내가 애타게 찾았던 장갑이 글쎄 이렇게 나타난 것이다.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 이게 어찌 된 영문인가

생각해 보니 산에 도착하여 주차장에서 

무릎보호대를 하고 출발을 하느라 

모자 속에다 등산장갑을 얌전히 놓구선

고만 깜빡 잊고 모자를 그대로 뒤집어쓴 모양이었다.

어처구니가 없어 어찌나 우습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던지

둘이서 한바탕 웃었다.

머리에 장갑을 올려놓고 까마득히 몰랐다니......

남푠은 곧바로 주문한 장갑을 취소했단다.

두고두고 이 장갑을 볼 때마다 놀림받게 생겼다.ㅋㅋ

나팔 모양 같은 수선화가 활짝 피었다.

햇볕을 향해 피어난 꽃의 뒷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참 가냘프면서도 묘하게 생겼다.

이 꽃은 내 맘대로 봄맞이꽃이라고 부르는데 

아주 작은 꽃송이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바람이 불면 하늘하늘한 꽃송이가 정말 예쁘다.

작년에 여기저기로 씨앗이 떨어져서 

댓돌 밑에도 나무 밑에도 엄청 많이 늘어났다.

월동도 가능하고 번식력도 좋은 데다

이렇게 예쁘기까지 하니 

이른 봄 우리 집 정원의 귀염둥이가 또 늘어났다.

얘는 겹수선화인데 이제 마악 꽃문을 열고 있다.

이 수선화는 오래 묵은 것이라 만개하면 뜨락이 환하다.

이제부터는 고양이들의 말 짓을 본격적으로 단속해야 하는 시기.

꽃대가 꽃에 비해 연약해서 냥이들이 밟거나 건드리면

툭 꺾일 수 있으니 주변에 물을 자주 뿌려서

말썽꾸러기 냥이들이 범접하지 못하게 해야징!

몇 해 전에 남해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근처 산림조합에서 이 묘목을 사다가 심었었다.

ㅎㅎ잎에 사나운 뿔이 나서 그런 이름을 얻은 모양이다.

자라면서 잎의 뾰족한 가시가 무서워서

옆마당의 담장 아래에 옮겨 심은 뿔남천이

우리집 호랑가시나무만큼이나 무성하게 자라더니

올해 처음으로 꽃이 피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꽃향기가 너무나 좋다.

발길이 뜸한 곳에 심어 이제서야 발견하다니...

침실 창가 쪽으로 옮겨 심어 향기를 즐기면 좋을 듯.ㅎㅎ

사과꽃이 피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해걸이를 해서 사과를 못 먹었는데

올해는 꽃이 이렇게 많이 피는 걸 보니

달콤한 사과를 맛볼 수 있겠지?

재작년에 너무 많이 열려서 비바람에 가지가 찢어지는

수난을 겪은 탓에 작년에는 안식년으로 보낸 모양이다.

꽃망울의 귀욤귀욤 한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앙증맞은지

자꾸만 뜨락에 나가 어정거리게 되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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