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일찍 모악산 산행을 하기로 했다.
코스가 여럿이지만 오늘도 계곡길을 선택했다.
며칠만에 어느새 이렇게 초록초록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얼어붙었던 계곡의 폭포도 어느새 녹아
이렇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우리의 첫 쉼터인 매직밴치로 향하는 길목에
아주아주 오래된 고목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반겼다.

초록빛 이끼를 입은 아기 천사가 우리를 반긴다.

고목에 올라앉아 숲속 친구들을 반기는 노래라도 부르는 걸까?

수없이 많이 오르내리던 길목인데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 신선했다.
숲속의 아기천사 모습이랄까?

오늘도 변함없이 매직밴치에 앉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평일 오전 시간이라 등산객들이 없어
완전 우리 둘만의 세상이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오르는 길목에서 만난 초록초록한
싱그러운 식물을 만났다.

새봄에나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아직 12월 엄동설한에 어쩌려구 이렇게 ......
간만에 싱그러운 모습을 보니 기분이 더욱 상쾌하다.

낙엽 밟는 소리와 계곡의 바위 틈 사이로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싱그럽다.

데크로드에 등산객들의 발에 밟힌 마른 낙엽들이
바람 한 자락에 이리저리 뒹구는 모습도 재밌다.


한참을 걸어 폭포를 지나고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니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청아하다.

말갛게 세수를 한듯
낙엽들이 귀엽다.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까지 등산을 하고
이제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지난 봄날 내가 풀각시를 단장시켜준 곳을 지나며
낙엽을 들춰보니
오메낭~!

초록초록한 모습을 들춰보니
내가 곱게 머리를 땋아 나무 비녀로 쪽져서
시집을 보낸 풀각시가 이렇게 있었다.

이 풀각시가 여기 이렇게 그대로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다음 산행때까지 잘 있으라고
들춰봤던 초록이불을 살짝 덮어두고 왔다.

좁은 오르막길을 오르며 바라보는 숲이 너무나 아름답다.

낙엽이 가득한 좁다란 오르막 길을 오르며
싱그러운 산의 정취를 실컷 누렸다.

드디어 능선으로 올라붙었다.
이제 에덴으로 갈 것인지 Surprise로 갈 것인지
선택을 해야하는 지점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Surprise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낙엽 카페트가 깔린 시누대 숲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은 아주 오래 전
동무랑 산행을 하며 이 바위 위에서 쉬어가던
우리의 쉼터였다.

이 소나무 가지에 배낭을 걸어두고 이 바위에 나란히 앉아

이곳에서 마주 보이는 건너편 산을 바라보며
도시락도 먹고 간식도 먹으며 에너지를 재충전하던 곳이었다.
친구 생각이 나서 카톡을 사진과 함께 날렸더니
곧장 답장이 왔다.ㅎㅎ

낙엽인가 꽃인가 가지 끝에 있어서 호기심 발동!

나비인지 나방인지.....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모양이다.
그래도 추운 겨울에 선녀 옷자락 같은 날개를 이렇게 펼친
우아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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