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Surprise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능선의 좁은 길에 낙엽이불이 가득하다.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니

어머나!
산짐승들의 흔적들이 어지럽다.

얼마나 많은 무리들이 이곳을 누볐을까?

사방이 파헤쳐진 광경을 보니
오래 전에 숲속에서 커다란 어마무시했던 맷돼지를 만났던 일이 생각났다.

크고 작은 흔적들이 이 능선길에 어지럽게 있어서
순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지경이었다.
암튼 이 능선을 지나는 동안 내내 이런 모습을 보니
얼마나 많은 무리들이 이 숲에서 사나 궁금했다.
낮에야 괜찮겠지만 혼자는 좀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꿀벌이 나뭇가지에 집을 지은게 떨어졌을까?

젖은 낙엽 위에 떨어진 모습이 꽃송이 같다.

드디어 우리만의 쉼터에서
갓 쪄서 보온용기에 넣어 온 백설기와
Coffee로 소풍놀이를 하기로 했다.

숲속 나무들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모습을 지붕 삼고

잎을 떨군 진달래와 나무들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딸랑구 초딩시절에 방학중에 산에 데리고 다녔는데
겨울이면 미끄럼타기에 마냥 신났던 아이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다.

우리의 쉼터에 소나무 사이로 말간 햇살이 비친다.

이 산에서 건강을 되찾고 날다람쥐가 된 내가
다시 연약한 육신으로 찾게되면서
예전의 추억들이 떠오른다.
다시 힘을 내서 열심히 산행을 하리라 마음을 다잡았다.


누워서 숲속의 하늘을 보며
하늘정원의 아름다움을 누려본다.

이 산이 얼마나 고마운지......
전원생활을 한다고 시골집으로 이사한 후로
가장 아쉬웠던 것이 이 산이었다.

가급적 틈을 내어 자주 찾기로 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이 얼마나 크고 귀한지를
내가 아파보면서 크게 깨닫게 되었다.

이름 모를 나무와 풀과 꽃들.
산새들과 바람소리와 숲의 향기들이
나에겐 보약이다.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한 남푠과의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한 선물이다.

꽃 처럼 나비 처럼 이렇게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나를 하늘 바라기로 만들어 주니 고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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