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즐거운 산행

꿈낭구 2012. 2. 22. 21:45

 

이 계곡물이 언제쯤에나 녹아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듣게될까요?

아직도 이 계곡에는 봄이 얼씬도 못하는 모양입니다.

 

 

3월 중순까진 아이젠을 갖고 다녀야하는 코스라서

오후되면 바람이 제법 심술궂어요.

 

 

아직도 산에는 겨울이 쉽게 물러날 수 없대나봐요.

완강히 버티고 고집을 피우는 통에

한낮의 햇살에 얼었던 숲이 조금씩 숨통을 틔우나 싶다가도

밤으론 다시 꽁꽁 얼어붙게 만들어서

여지껏 고드름이 이렇게 영롱한걸 볼 수 있답니다.

 

 

아...이곳에서 처음 물소리를 듣게됩니다.

양지바른 곳이라서 얼음이 녹았군요.

숲속의 토끼도 요즘에는 양치질도 허능게뵤.ㅋㅋ

왠 깊은 계곡에 요런게 놓여있을까요?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는게 아닌가봅니다.

 

 

꽁꽁 얼어붙은 계곡의 빙판에서 미끄럼을 타고 싶지요?

사진 찍는다 핑계하고 가만가만 내려갔더니

울신랑 위험허다고 야단입니당.

저는 이런 스릴있는게 잼난디...

 

 

붙잡혀와 꼼짝없이 발에 족쇄를 차게 됐씀당.ㅋㅋ

못이긴척 쪼그리고 앉아서  궁시렁대며 아이젠을 채워주는 울신랑을 내려다봄서

메롱~! ㅋ 낄끼루~!

땀을 뻘뻘 흘리며 헉헉대고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면서

편백나무 이불을 덮고 누워서 바라보는 하늘은

신비롭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는게 얼마만인지...

잠시 동화속 나라에 와 있는 느낌이랄까요? ㅎㅎ

고개를 15도 각도로 돌리자 쭉쭉 뻗은 나무들이

숨죽이고 숲속의 이방인의 행태를 바라보고 있더랑게라.

요리조리 재미난 놀이에 빠져

숲속나라 동무들과 놀았습니다.

생각이 이리저리 요동치며 출렁거릴때면

이 숲속에 누워 잠시 나무이불을 덮고

하늘을 바라보곤 하였지요.

마음에 바람을 쏘이고

햇볕을 쪼이면

금세

잔잔해지지요.

생각을 단순하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은 새로운 충전제랍니다.

처음 이곳에 올랐을적엔 캐나다 숲이 연상되었었지요.

쭉쭉 뻗은 시원스런 숲속에서

참 많은 생각들을 하곤 했었지요.

 이른아침 햇살이 나무 사이로 내리쬘때면 얼마나 멋진지...

저만의 QT장소로 아주 그만이었거든요.

나를 업데이트하고 싶을때면

숲의 노래에 박자를 맞추며 한참을 놀다오곤 한답니다.

마음이 맑아지며 감사가 많아져

남루한 내면의 방을 다시금 새로운 향기로 가득 채울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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