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대청소

꿈낭구 2012. 10. 31. 10:18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아이의 교육자료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오래전에  이웃집 젊은 부부가 와서

책이며 영어자료들을 한바탕 가져갔는데도

왠 테이프는 이렇게도 많은지...

아직 절반도 정리를 못했는데도 요렇게나 많다.

비디오테이프는 어제도 요만큼도 더 되는 분량을 내놓았는데

이웃에서는 속도 모르고 이사 가느냐고 물으셨다.ㅎㅎ

혹시라도 필요한 사람이 있을까하여

 따로따로 이렇게 담아서 내놓기로 했다.

아침에 남편 출근길에도 이보다 곱절이나 많은 분량을 부탁을 했었는데

퇴근후 또다시 거실 구석에 자리차지를 한 요것들을 보고는

이렇게 버리다가 맨 나중에는 남편도 버릴거냔다. ㅋㅋㅋ

 

주방과 베란다, 다용도실까지 차근차근 정리를 할 작정인데

그릇도 박스에 담아 혹시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뽁뽁이로 깨지지 않게 감싸서 내놓았다.

노인정의 구구각색이던 그릇들 생각이 나서...

 

아이의 방에도 문제집들이 몇 박스 분량이 쌓여가고 있는데

수능 끝나면 또 얼마나 나올지...

 

버려야 할 것들과 오래오래 보관해야 할 것들을 분류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도대체 세 식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너무 많이 가진게 틀림없다.

버린다는게 우리 삶의 흔적을 지우는 것은 아닌가 하여

차곡차곡 간직하다보니 이렇게 여러 날 동안 정리를 하는데도 끝이 없다.

가볍게 조금 더 헐겁게 욕심을 버리고 살고싶은 요즘이다.

 

하지만 끝내 포기할 수 없는것은 역시 책이다.

서재의 세 벽면을 돌아가며 가득 채우고 있는 책장도 부족하여

이제는 바닥에까지 슬금슬금 점령당하고 있으니...

이러다가는 책을 머리에 이고 있어야는거 아니냐며 웃었다.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서 휘~둘러본다.

화장대 위에도 왠 올망졸망한 것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평소 즐기지도 않으면서 선물 받은거라며

그냥 자리차지하고 있는 립스틱이며 향수들도 퇴출대상이다.

왠 샘플들은 이렇게도 종류도 다양하게 많은지

한동안 요것들만 사용해도 몇 달은 족할것 같다.

 

옷장을 열어본다.

여기도 결코 만만치 않구나.

과감히 매서운 눈초리로 우로부터 좌로...

한복이 딱 걸렸다.

그런데... 버리기엔 너무 곱구 이쁘다.

이걸루 무얼 만들어 보면 어떨까?

난데없이 드레스룸 깊숙히 자리한 전기미싱을 꺼내보는데

너무나 오랜만이라 실 꿰는 방법도 서툴고 어색하다.

ㅎㅎㅎ 몇 년 만에 꺼내보는 것인지.

한때 식탁보며 쿠션이며 전등갓이랑 커튼을 만들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그러다가 타임머신을 타고

아이의 장난감 인형에 철따라 옷을 만들어 입혀주던

까마득한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ㅋㅋㅋ 이러다가 해 다 가겠다.

얼렁 치워야징~!

 

'주저리 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조식품 만들기  (0) 2012.11.29
아이와 함께 한 주말나들이  (0) 2012.11.26
건망증  (0) 2012.10.23
가을햇살  (0) 2012.10.09
나를 위한 특별한 선물  (0) 2012.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