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주말에는 딸랑구가 큰엄마께서 옷을 사주신다고
엄마랑 맘에 든 옷을 미리 봐두라고 하셨다면서
입이 귀에 걸려 백화점으로 잡아 끄네요.
주말의 백화점 주차장 상황은 안 봐두 뻐~언 헌거 아뉴?
지하1층 내려가는데만도 30여분은 족히 걸렸어요.
백화점 볼일은 뒷전이고 어디든 좌우지간 길을 뜨고 싶은 울신랑은
지하1층에서 내려줄테니 먼저 올라가서 옷을 골라 놓으랍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묘안을 낸거쥬.ㅎㅎ
지난번 상품권으로 울집 부녀지간의 옷만 사고 말았는데
맘에 든 등산복을 골라 보라며 인심을 쓰는뎁쇼.
게다가 한지공예 졸업기념으루다가 화장품을 사준단디
이 냥반이 무신 적금이라도 탔는가...
허지만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야 읎지라잉.ㅋㅋ
왠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던지...
핏이 별루다, 색깔이 맘에 안 든다, 실용적이지 않다...
에효~!!
큰엄마께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야상을 골라 입혀보려니
아이의 뚜렷한 개성과 자꾸 어긋나서 결국 티걱태걱...
아니 글쎄...검정색 초경량 파카가 있는데
왠 오리털 파카를 검정색을 추켜 들지를 않나
한결같은 검정이나 먹색옷만 고집을 해서 속을 터칩니다.
이제 새내기 대학생으로 꽃다운 나이에 밝고 다양한 색상의 옷을
입혀주고 싶은 엄마마음을 몰라주고
우중충헌 옷들에만 관심이 있어서리...
허리가 잘록한 여성스러운 옷은 싫다,
길이가 너무 짧아서 싫다...가지가지네여.
결국 검정색 야상에 삘이 꽂혀 가격을 보니 20만원에 육박하네요.
일단 찜을 해놓고 서둘러 백화점을 빠져 나왔지요.
아이는 그 옷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리는지
좋아서 마냥 벙글벙글~~!
옷이랑 화장품 대신 수입잡은 상품권을 주머니 깊숙한 곳에 낑겨넣고
실실 웃음을 흘리는 제게 울신랑은 상품권을 도루 내놓으라네요.
'ㅎㅎ 어림읎는 말씸 허덜덜 마시겨~!'
지는 말여라 상품권들고 쇼핑하는 재미를 붙여서...ㅋㅋ
백화점의 온갖 물건들이 다 내것같다니께요.
눈으로 보는것 만으로도 만족스러워서
첫행보에 덜컥 지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요.
도루 회수해가지 않는 대신 틀림없이 아이나 울신랑것이 아닌
제것을 사얀다고 단단히 못을 박고 일단락 지었습네당.
어느새 초겨울의 스산한 풍경들이 온 산과 들을 점령했구먼요.
어디든 발길 닿는대로 무작정 달려보기로 했습니다.
슬그머니 아이의 이상형을 물었더니
얼추 아빠의 모습과 비슷하네여.ㅎㅎ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즐거운 드라이브를 했구먼요.
아빠가 선물로 주는거라며 저 쪼맨헌 섬을 딸아이에게 가지라네여.ㅎㅎ
이런식으로 사방팔방에 선물로 받은 별장과 섬들이 몇개인지 몰러요.
마이산 진안 흑돼지 등갈비구이가 전국적으로 유명하더라면서
그걸 먹으러 가자네여.
에잉~! 순두부찌개나 먹을까 혔등만
아빠와 딸이 짝짝꿍이 되야갖구 다수결 원칙에 의해
결국 등갈비를 먹게 되얏는디
잡고 뜯어묵기도 번거롭고 그런 수고에 비허믄
먹잘것두 읎구마는...
둘이서 워찌케나 맛나게 뜯는지...
추가로 더 시켜서 아구아구~~
허지만 맛나게 잘 먹는 자식을 바라보는 에미들의 맴이란
모다 한결같지 않은게뵤잉?
뿌듯허고도 그렇게 흐믓헐 수가 없더랑게라.
돌아오는 길에는 여태 찜질방이라는 곳에 가본적이 없는 울신랑을 위해
적당한 찜질방을 물색허던중
이곳을 발견허게 되얏구먼요.
이 근처 편백나무숲에 오래전에 한 번 가본적이 있었는데
아마 생긴지 얼마 안 되는 찜질방인가 봅니다.
근처의 죽림온천에 줄기차게 다니던 우리 가족은
온천이 문을 닫으면서부터 여간 아쉬운게 아니었지요.
멀리 도고나 화순온천까지 원정을 다녀야 했으니까요.
찜질하는 손님들이 계셔서 사진촬영은 못했지만
찜질방은 꽤 쾌적하고 편백나무와 황토로 되어있어서
울 세 식구 이곳 저곳으로 옮겨다니며 몸이 노곤해지도록 찜질을 했답니다.
아토피가 심해서 이곳에서 지낸다는 친척도 있어요.
편백숲이 근처에 있어서 가벼운 산책코스로 안성맞춤이겠어요.
서울에서 울언니들 오면 이곳에 한 번 델꼬 와야겠어요.
편백숲쪽으로 가는 길이 조금 협소해서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나는데
밤이라서 아직도 여전히 그런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군요.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거리들이 있어서
괜찮을것 같아요.
효소방이라는게 새로 생긴것 같던데 그곳 입장료는 3만원인가??
편백톱밥효소속에 몸을 묻고 찜질도 하고
여러가지 다양한 기구들도 있어서 체내의 독소제거에도 효과가 있다고 들었어요.
찜질방은 24시간 운영중인데 어른이 8,000원이구요.
자정이 가까워서야 집에 돌아왔는데
가까운 거리에 몸과 맘을 편안히 쉴 수 있는
좋은곳을 발견했다면서 즐거워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