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송년산행

꿈낭구 2011. 1. 1. 15:57

 

 

아무도 없다. 우리 둘 말고는...

고즈넉한 산속의 풍경속에서

졸졸거리며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와

이름모를 산새들의 재잘거림을 만끽하며

무릎 가까이 빠지는 눈길을 헤치며

한 시간 넘게 걸었을까?

이러다 길을 잃음 어쩐담?

누군가 먼저 이곳을 지나쳤을 주인없는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조심조심 걸어보지만

움푹 빠져서 자칫 넘어질뻔도 했다.

우리끼리만 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풍경이다.

 

 

둘러보면 그대로 카드가 되는

산속의 흰옷입은 나무들...

한 해를 마감하며 감사의 제목들을 생각해본다.

정말 넘치는 주님의 사랑에 감사 또 감사...

 

 

편백나무 숲.

이곳에서 아침 햇살이 배달되는 광경을 목격하며

함성을 질렀던 기억이 새롭다.

어디 그뿐인가?

언젠가는 함박눈이 이 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하염없이 내리던 광경에

넋을 잃고 바라보며

함께 볼 수 없었던 사랑하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아주 오래전.

이곳에 처음 왔을때

캐나다 숲이라고 이름 지어 불렀었다.

그리고는 퇴근한 내남자를 오후에 이곳으로 의기양양~안내했었다.

연인들의 숲이라고 불리우던 곳도 이곳 가까이에 있었는데

지난 가을 간벌로 분위기가 많이 망가져버려 아쉽다.

이곳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때든

그야말로 장관이다.

비오는 날은 비오는 날 대로

바람이 부는날엔

사람이 도저히 연주할 수 없는 숲의 음악소리로

내게 크나큰 감동을 안겨주는 이곳.

얼마나 많은 날들을 이 숲에서 보냈던가...

한때 건강을 잃어 이곳을 찾았을땐 여기까지도 가까스로 올랐었다.

이 숲에서 나눈 주님과의 대화도

그리고 수많은 생각들도

한 발 한 발 걸었던 이 숲속 오솔길에 

오롯이 스며있으리라.

 

'풍경이 있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산 가는길  (0) 2011.01.12
겨울산행  (0) 2011.01.07
매직벤치  (0) 2011.01.01
사라져 가는 풍경들  (0) 2011.01.01
수정고드름  (0) 201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