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새신발

꿈낭구 2012. 12. 6. 09:23

 

 

딸랑구 외투 사주러 갔다가 울신랑헌티 얻어신은 신발이라우.

아주 가비얍기가 그만인 기능성 런닝화라는디

마침 제 발에 맞춤헌 신발이라서

굳이 사양 안 허고 신기로 했답니다.

제 발에 신겨놓고 이리 보구 저리 보믄서 흡족혀서

그냥 신고 가자네여.

끈도 조절하기 편하고 폭신허니 바닥도 편해서 아주 맘에 듭니다.

전에 신던 신발은 걷다보면 자꾸 끈이 풀어져서 주춤거릴때마다

울신랑이 잽싸게 발을 내밀라며 끈을 묶어주곤 했었는데

어디 그 뿐인가요?

살때부터 발에 좀 크다 싶었는디 신다보니 늘어났는지

수시로 신발 속으로 모래나 잔돌맹이가 들어와서

벗어서 털어가며 신어야 했당게요.

그럴때마다 중심을 못잡고 행여 넘어질까봐

자기 발을 내어주며 발을 올려놓으라고...

그러고선 신발 속의 모래를 털어서 신겨주곤 했었는데

요 신발은 그럴 일이 없게 생겼으니

앞으로 그런 특별솨비수는 못받게 생겼쓰용.ㅋㅋ

 

 

이 신발은 얼마나 즐겨 신었던지

정이 듬뿍 들어서 버리지를 못허고 줄기차게

다른 신발 놔두고 이넘을 신고 다녔지라.

이제 이 신발과 작별을 고해야 될텐데 버리자니 너무 아쉬워요.

ㅎㅎㅎ 실은 공주놀이(?)를 못하게 된게 못내 더 아쉬운지도 몰러용.

 

 

운동화 바닥이 요지경이 되도록 단물나게 신었건만

차마 내다 버릴 수 없을 정도로 정이 듬뿍 들었어요.

너무너무 편하고 좋아서 바닥만 AS 받겠다고 했더니

6만원이나 달래잖우?

그럴거면 차라리 새것으로 사지 뭐하려고 헌 신발에 미련을 두느냐고

울신랑 일언지하에 NO~! 했었걸랑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내다 버린다고 하는걸

후다닥 빼앗았어요. 영농용으로 주말농장에 갖다놓고 신을거라며...

신발은 아무래도 신던게 허물없고 좋은것 같으요잉.

 

 

딸랑구 운동화도 요참에 패셔너블헌넘으루다가 새로 사줬어요.

가볍고 이쁘고 좋다고 딸랑구가 어찌나 운동화를 품에 안고 좋아허는지...

에구...아직도 귀요미노릇을 허능만유.

혼자서 서툴게 들쭉날쭉 끈을 꿰는걸 보더니

 

 

아빠가 해준다면서 꿰차고 앉습니다.

어릴적부터 아이의 운동화 끈은 아빠가 야무지게 꿰주곤 했더랬는데

아내와 딸의 운동화를 보면서

자기것을 산거 보다 훨씬 즐겁고 행복하다네요.

그 마음... 저도 알것 같아요.

새로 사준 거위털 외투를 입고 따뜻하고 이쁘고 맘에 쏘옥 든다면서

저녁 내내 입고 겅중거리고 다니는 아이를 보니

아직도 귀엽고 사랑스런 철부지 아이 같으요잉.

아빠는 이제 슬슬 품에서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는것 같네요.

오래오래 신발을 만지작거리며 손에서 놓질 않는걸 보니...

 

 

 

요즘 찬란한 시절을 보내고 있는 딸랑구가

새롭게 도전한 중국어랑 헬쓰로 기초체력 다지기에 열심인디

엊저녁에 징징거리고 돌아왔어요.

새신발을 신고 새옷을 입고 나갔는데

하필 우산도 못쓰게 바람이 불어 우산살이 부러졌는데

비도 아니고 눈도 아닌 요상헌 날씨땜시로

신발도 옷도 흠뻑 젖었다구요.

그러게 날씨도 꾸무럭허구만 뭣허러 새신발을 신고 나갔느냐고 하면서도

내 어릴적 그 마음이 떠올라서 슬그머니 웃음이 났습니다.

새신발을 샀는데 비가 오면 얼마나 신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지...

'거봐~! 새옷이나 새신발은 맨 먼저 교회에 갈 때에 입고 신는거란다.'

맨 먼저 사랑하는 이에게 보이고픈 그 마음을

얘기 해주고 싶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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