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기·품평후기

국멸치 개봉기- 빛나는 멸치사업

꿈낭구 2013. 1. 16. 11:29

 

 

국멸치를 주문했는데 신속하게도 배송이 되었네요.

식구도 적은데 왠 멸치를 그렇게 많이 먹느냐고 하는데

저는 반찬으로 먹는것 보다는 육수로 이용하는게 대부분이라서

국물용 멸치를 구매해서 한꺼번에 손질을 해두는 편이랍니다.

 

 

어제 저녁 식사후에 어차피 음식냄새가 진동을 하는 주방에서

일을 벌였지요. 멸치 냄새가 좀 나나요? ㅎㅎ

은빛 광택나는 멸치 두 봉지를 손질하려면

도우미가 필요할텐데 어디까장이나 요청하기 전에

스스로들 자원하는 마음이 들때까장 혼자서 끌어안고 시작을 혔습니당.ㅎㅎ

신문지를 넓게 깔고... 한동안 혼자서 멸치 대가리를 따고 내장을 떼어내는디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안 보여요.

허리가 슬슬 아프기 시작허는디 곁에서 신문을 보는 울신랑헌티

자꼬만 눈길이 갑니당.

어느 시점에 협조허긋다고 덤빌것인지를 혼자 탐색을 허믄서

벌써 서너 차례 몸을 비틀며 자세를 바꿀 즈음

 

 

울딸랑구와 남푠이 책과 신문을 밀쳐놓고 슬그머니 다가옵니다.

ㅋㅋㅋ도움을 요청허기를 기다렸을까요?

속으로 자꼬만 웃음이 나오려는걸 꾹 참고서

괜찮다고... 손에 냄새가 배니 걍 혼자서 해도 된다고...

 

딸랑구는 멸치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있는게 무섭대나요?

좀 덜 말랐는지 손질 하면서 보니까 아무래도 손질한 상태로

그냥 냉장보관하면 오래 보관하기 어려울듯 싶네요.

함께 손질허믄서 멸치육수 만드는 비법을 가르쳤습니당.

하나씩 새롭게 배워가는게 신기한 모냥이네여.

 

 

둘이서 나머지 손질하는 동안에 달군 팬에 손질한 멸치를 볶았습니다.

짜지도 않고 맛은 좋은데 덜 건조된거라서

좀 번거롭기는 합니다.

대형마트에 가면 손질된 멸치가 있던데 왜 이걸 샀느냐네여.

누가 모르나요? 그게 얼마나 비싼건지 알기나 허느냐고

정말 시간이 돈인 사람이라면 모를까 내넌...절대로...

 

 

멸치가시에 찔렸다고 징징대는 딸랑구와

어찌나 큰지 생선 수준이라고 손질하다 말고

남해에서 먹었던 멸치쌈밥 야그에 군침을 삼키는 남푠...

역쉬 멸치쌈밥 보다는 멸치회가 더 맛있지 않느냐네여.

이 멸치를 까다보니 어린시절 잼난 추억이 떠오른다네요.

울신랑 어렸을적에 이렇게 멸치 다듬고 남은 멸치똥을 신문지에 반듯허니

고이고이 싸서 사람들 많이 다니는 사거리에 슬그머니 놓아두고

세 살 터울 누나하고 몰래 숨어서 누가 주워가나 지켜보았대죠?ㅋㅋ

당시엔 신문을 구독하는 집이 흔치 않아서

각을 잡아 그럴싸허게 신문지로 포장된 물건이

대단헌 것이라도 된줄 알았던지

말끔허니 차려입은 아주머니께서 주워가시는것을 보고

배꼽잡고 웃었다믄서

우리도 이거 포장지에 싸서 어디쯤에 슬그머니 떨어뜨리고

숨어서 지켜보믄 어쩌긋냐고...

'워디가 좋을까? 마트 앞? 아니... 사람 많이 다니는 길거리 보다는

조금 한산한 곳이 좋지 않을까? ㅎㅎㅎ공중전화 위는 워때?'

 

요즘에는 도처에 CC TV가 설치되어 있어서

쓰레기 불법투기로 붙잡히는 수가 있어서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울딸랑구가 나중에 크면 깐멸치를 사다 먹게 될랑가요?

그거 집어들면서 오늘을 추억할까요?

셋이서 둘러앉아 멸치사업을 허믄서 이렇게 웃음보를 터뜨린 잼난 추억 말입니다.

 

 

팬에 한김 볶아낸 멸치를 신문지를 깔고 펼쳐두었더니

노릇노릇... 어느것은 멸치구이 수준으로 먹음직허니 생겼습니당.

식히고 나니 바삭해져서 보관용기에 담았더니 휴~!

큰 일거리 하나 덕분에 쉽게 해결혔구만요.

주방에 멸치냄새가 진동을 혀서 환기를 시킨다고 문을 활짝 열어두고

온가족이 차례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한바탕 수선을 떨도록 냄새는 좀처럼 물러설 기미가 안 보입니다.

아로마향초를 곳곳에 켜놓으려다

ㅎㅎㅎ 이런게 사람사는 냄새라던 말이 생각나서 참았습니다.

한동안 울집 맛난요리의 밑국물을 담당하게될 은빛 찬란헌 멸치사업을

이렇게 마무리를 허게 되얏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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