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자랑

마지막 도시락

꿈낭구 2013. 2. 8. 10:44

 

 

얼마만에 도시락을 싸보는지요...

오늘 장애인 복지관에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기에

도시락을 준비했습니다.

하필...오늘이 젤루 춥다는데

간단히 김밥이나 유부초밥을 싸달라기에

이렇게 추운날에 차디찬 밥을 먹게 할 수 없어서

도시락을 꺼냈습니다.

 

 

중딩시절 한때 친구 몇 명 꼬드겨서

급식대신 도시락을 먹자고 주동을 해

몇 달 이 도시락을 싸들고 다닌적이 있었는데

세월이 참 빠르네요.

요즘 보온도시락은 이보다 훨씬 성능도 좋고

자그맣고 좋던데

이 커다란걸 어떻게 매일 싸들고 다녔는지 몰러요.ㅎㅎ

밥이 식지 않도록 보온도시락 몸체에 끓는 물을 부어

예열(?)을 해서 밥통에 밥을 담아서 넣어줬어요.

이렇게하면 얼마쯤 보온효과가 더 있지 않을까해서요.

 

 

아이가 좋아하는 돼지불고기를 만들었어요.

 김치 없이 밥을 먹으려면 고추장양념으로 하는게 좋을것 같아서요.

여기에도 수제생강조청과 매실액을 넣었지요.

 

 

수험생 시절에 건과일이나 견과류를 담아갖고 다니던

아이의 간식통에 사과를 넣고

국담는 용기에 매실장아찌가 담겨져 있어서

국은 생략하고

찬통에 돼지불고기와 더덕구이

그리고 참타리버섯볶음을 담았어요.

 

 

지난 여름에 봉사활동하러 갔다가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보고

언니가 다시 오겠다고 약속을 했었다지요.

엊그제 졸업을 하고 이제 새내기 대학생활을 앞두고 있는 아이는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느라

여러가지 일에 도전을 하다보니

 하루 꼬바기 시간을 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나봅니다.

학교 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봉사활동이 아닌

이런 순도 100%짜리 봉사활동을 하러 가겠다는 아이가

기특하기도 하고  암튼...대견했습니다.

스스로 자원하는 마음으로 도시락을 들고 집을 나서기에

날씨도 추운데 그 마음이 이뻐서 그곳까지 태워다 주고 돌아왔어요.

 

 

유치원 체험학습 가는날 꼬마김밥을 싸주던 생각

초딩시절 현장체험학습때 유부초밥이며 김초밥도 생각나고

중딩시절 한때 시집살이 시킨다고 가끔씩 퉁을 하며 싸주던 도시락이며

 먹고 돌아서면 금세 배가 고프다던 수험생시절

과일쥬스며 여러가지 과일을 아침마다 싸주던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ㅎㅎ

그러고보니 오늘 싸준 도시락이

아이를 위한 마지막 도시락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모쪼록 많은것을 느끼고 보람된 경험을 하고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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