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자랑

인형 목욕시키기

꿈낭구 2013. 3. 4. 00:05

 

 

딸아이 떠난 빈자리에 주인을 잃은 인형들이 여기저기 남아있네요.

그 중에 젤큰넘 하늘색 인형을 늘상 끌어안고 자던 아이가

짐을 챙기면서 가방속에 넣지않고

차 안에 델꼬 갈거라더니

고만 깜빡 잊고 침대 위에 빠뜨리고 갔더라구여.

하숙집에 도착해서야 생각이 나서 안타까워하기에

연휴기간에 이모들이 울집에 놀러오신다니 그 편에 보내주겠다고

달래주었었지요.

태어나서 처음 낯선곳에서 혼자 적응하며 살아가야하는 아이에게는

잠냄새를 맡으며 편안히 잠들 수 있는 인형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될텐데...

그 인형만 빼고 모조리 목욕을 시키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텅빈 책상이 어찌나 휑하던지

서재의 책을 가져다 꽂았더니 조금 썰렁함이 덜어졌어요.

 

 

봄햇살에 일광욕을 시키는 중인데

ㅎㅎㅎ 지나는 이웃들이 올려다 보면서 재밌어라 합니다.

 

 

아이가 이걸 봤음 호들갑을 떨었을텐데 말입니당.ㅎㅎ

발가벗겨서 귀 아프게 이렇게 집게로 물렸다믄서...

 

 

 

양지바른 봄볕이 거실 깊숙허니 들어와서

속꺼정 잘 말리려고 여기에 주렁주렁~~!

 

 

일광욕 끝나면 이쁜 옷을 입혀줘야긋쓔.ㅋㅋ

 

 

언니들이 와서 요 인형들을 보더니만

햄펀으로 찍어 딸랑구헌티 보낸규.

울컥 집생각 나믄 우짤라공 집안 여그저그를 찍어서 보냈다네여.

어제 언니들 가는편에 인형 두 개를 챙겨 넣었는데

그걸 받아들고 좋아라 할 아이 생각에 빙그레 웃음이 나네여.

첫 일주일이 이렇게 지났습니다.

옷장을 정리하고 빠뜨린 물건들을 챙겨 보내고...

씩씩하게 잘 적응하는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밥 한 번 지어본 적 없던 아이가

스스로 밥을 해결해야하는 점심과 주말 하루를

성공적으로 해결을 했다며 자랑을 하는데

이젠 한시름 덜어도 될것 같구만요.

금세라도 문을 열고 달려나올것 같은지

아직도 아빠는 쩔쩔매는 중이지만

서로 모른척 눈 감아주렵니다.

어쩌면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유난한 부녀지간이라서 더 짠하고 애틋한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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