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에 울집 쫑알이 수다 들어주다가
시간이 그케 된종 몰랐당게요.
다행히 울신랑은 퇴근직전에 피자 한 조각 먹은게
속이 안 좋다면서 굶식(?)을 선언허등구만요.
자기 혼자만 맛난 피자 먹으려니 지가 걸려서 그런거래나요?
피이~!! 갖다 붙이기는...
글두 싫진 않습디당.ㅋㅋ
사실... 엊그제부터 피자타령을 했었거덩요.
딸랑구가 그럼 직접 만들어 먹자기에
쌀로 만든 바삭헌 피자를 먹고 싶으니 사 내라고 옆구리를 찔렀는디
세 사람 제각각 원하는 스똬일이 달라서 조율만 허다 말았었지요.
교회갈 시간이 다 돼가는디 화들짝 놀랐더니
딸랑구가 있는 반찬으로 간단히 해결함 좋겠다기에
ㅎㅎㅎ이렇게 1분만에 초스피드김밥을 만들었지요.
요즘 명절뒤 남은 반찬들로 김밥을 마는게 유행이등만유.
히히...비로소 지도 그 대열에 끼게 되얏쓰용.
마침 딸랑구가 김치볶음밥을 하긋다공 자잘허게 썰어둔 김치가 있구만요.
거기다가 아이가 좋아허는 참치허고
아침에 먹고 남은 버섯 볶은거...
여러가지 넣을 수 없는게 시간이 너모나 읎당게라.ㅋㅋ
구운김 한 장을 깔고 밥솥에 남은 밥을 한 주걱 펼쳐깔고
김치 올리고 참치 올리고 버섯볶음만 올려서리
드르륵~ 말었쥬 뭐~!
ㅎㅎ 구운김이 구멍이 슝슝나서 밥이 삐죽삐죽 나올라공...
게다가 김밥용 김이 아니라서 너무 얇은 나머지
쪼록쪼록 말 수 읎다는기 겁나게 애로사항이드랑게여.
한 입 먹게 썰었다간 밥이 죄다 탈출허게 생겨서
워차피 이리된거 3등분으로 이렇게 썰어서
걍 손으로 들고 베어묵자공...
김밥 싸느라 손에 지름이 좔좔 묻어서
식탁으로 갈것꺼정 뭐 있냐믄서
딸랑구랑 둘이 마주보고 서서
'야~ 이케 묵는맛이 쥑여준다잉?'
'이래봬도 맛은 아주 좋은데요?'
낄낄거리는 모녀의 대화를 듣고는
속이 안 좋다등만 슬그머니 다가온 울신랑
'어어...우쨘뎌. 자기몫은 읎는디...'
내꺼라도 한 입 허실라냐고 혔등만
보기에 심난혔든지...굳은 결심을 혔는디 유혹허지 말라네여.
대신 입가에 김 묻히고 둘이서 서서
손으로 먹는 리얼헌 사진을 증거로 남기긋다고...
에효~! 사진을 워찌코롬 이리 찍는단 말여라.
가지런히 썰은 쪽을 찍었어야쥐...
도움이 안 되야요 도움이...
자길 구박혔다고
대신 이 기막힌 김밥을 증거로 남겨서
꿈꾸는나무의 실상을 폭로허긋당만유.
이런 엉터리방터리 김밥도 만들줄 안다고...ㅋㅋㅋ
헐레벌떡 늦어서 뛰어가는 사태 보다는
차라리 이게 낫지 않은게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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