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별미밥

호두죽

꿈낭구 2011. 2. 1. 12:10

탐스럽게 생긴 햇호두로 오늘은 죽을 쑤어보기로 합니다.

잘 불려둔 쌀과 함께 먼저 믹서에 갈아야하는데

식구가 적은 관계로 아무래도 손쉽게 이것을 이용하게 됩니다.

 

쌀의 분량과 호두의 분량은 엿장수 맘대로...ㅋㅋㅋ

그렇지만 쌀보다 호두가 적어얀다는 사실.

너무 느끼한 죽이 되면 곤란하니깐두루...

환자를 위한 죽이 아니라면 굳이 곱게곱게 갈아야 할 필요는 없지요.

너무 곱디고운 죽은 어쩐지 밍밍해서 재미가 없던걸요?

 

이제부턴 잘 저어가면서 끓이기만 하면 되는데

이때 농도를 봐가면서 취향대로 물을 부어가며

농도를 맞추기만 하면 됩니다.

가장자리에 들러붙은 종잇장처럼 생긴걸 뜯어먹는 요상헌 취미인 나는

일부러 냄비 가장자리쪽으로 죽을 요란시레 젓는구먼요.ㅎㅎㅎ

많이 생기라고...

자~! 이제 소금으로 간만 맞추면 완성입니다.

죽을 쑤는것도 상당한 정성이 들어가요.

충분히 퍼질때꺼정 저어주어야 한다는 사실.

눓거나 태우는 순간이면 죄다 망치는 수가 생기므로

한눈 팔거나 들랑날랑험 절대 안되야요.

 

요즘 컵라면에 물을 붓고 기다리는것도 지루해하는 세대들에게는

너무 에로운 노릇일지도 모르것는디

보글보글 끓이며 구수헌 내암시를 맡을 수 있는 죽쑤기는

어쩐지 가족들을 위한 사랑을 다시 한 번 꺼내보는 순간일지도 모르지요.

이런생각 저런생각...해감시롱.

딸아이를 가졌을때

새벽녘 못견디는 속쓰림으로 캔에 들어있는 죽종류를

비스듬히 누워서 빨대로 빨아먹던 생각이 나네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언젠가 동무가 선물로 준 이 깜찍시런 그릇에 얌전스레 담아서리

공부허는 딸랑구 간식이지만

글두 우리집 쥔냥반보텀 챙겨드려야쥐~!

꼬쉬~꼬쉬헌 이 죽맛에

멀쩡헌 냥반이 환자시늉허까 모르긋쓔.

 

죽은 쑤어서 바로 먹어야 맛있어요.

그러니 먹을 만큼~만 쑤어야지

조금 지나면 농도가 달라져서 맛이 없당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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