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달콤한 휴식

꿈낭구 2010. 9. 23. 12:19

햇살이 눈부시다.

바람냄새가 완연한 가을이다.

얇은 여름 이부자리를 세탁기에 집어넣고

모던한 스타일의 가을용 침구로 갈아끼웠다.

뽀송뽀송 오늘 저녁엔 달콤한 꿈을 꾸게 되지 않을까?

추석연휴의 모처럼의 휴식에

오늘은 맘껏 게으름을 피워보고 싶다.

밀린 신문과 책도 보고 새로 구입한 Volin연주 CD도 듣고...

일찌감치 길을 뜨는 이들의 작별인사가 창너머로 들려온다.

부모님이 계셨으면

나도 그런 민족대이동의 행렬에 몸을 실었을텐데...

이제 딱히 갈곳이 없어진 어정쩡한 처지이다.

시댁의 형님댁에도 출가한 자녀들이 있으니

잠시 들러 저녁이나 함께 지내고 돌아오면

그 이후로부터는 그야말로 자유롭다.

어디로 길을 뜰까하며 아침부터 검색을 하는 내남자.

공부의 압박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는 딸아이.

지금 요맘때는 어디를 가든 아름다울텐데...

점심 먹고는 초가을의 숲속 풍경이나 가슴에 담아와야지.

어제 내린 비로 계곡의 물이 많이 불어나 있을테지...

물봉선이 흐드러지게 핀 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음조차 환해지는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어 난 오늘 너무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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