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공~~ 참말로 헉헉대게 덥구만요.
베란다 화분들 목마를까봐 물 주러 나갔다가
요 꽃을 발견혔구만요.
옴마나 시상으나 은제 요로코롬 꽃을 피웠드래여...
무성헌 잎 아래로 살포시 숨어 수줍게 피었드랑게여.
이 코코넛야자를 아주 오래전에 울엄마께서 분양해주셨드랬쥬.
꽃이 베란다 가득 화사헌 엄마의 정원(?)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연중 내내 꽃들이 피고 지고...
그야말로 푸르름이 넘쳐 흐르곤 했었지요.
어릴적 고향집은 앞 뒤 옆 헐것읎이 온갖 꽃들로 둘러싸여 있었는디
사람들이 꽃집이라고 부르곤 했었쓔.
울엄마 손은 증말 Green tumb~!!
베란다 화초들은 언제나 윤기가 좌르르해서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곤 했어요.
그렇게 엄마가 가꾸시던 화분에서 비집고 올라오는 어린 싹을 얻어다가
요만큼 키우도록 꽃은 처음이구만요.
이렇게 꽃이 피는걸 여태 본 적이 읎었응게 말여라.
엄마의 모습을 본듯 어찌나 반갑고 기쁘던지요...
이 꽃을 본 순간 돌아가신 울엄마가 젤루 먼저 떠올랐쓰요.
하늘나라에 계신 울엄마헌티 전화를 허고 싶어서
혼자 햄펀을 들고 가만히 엄마를 불러봤구먼요.
그리움에 나도 모르게 고만 눈물이 주르르~~!
보고싶고 목소리를 듣고 싶고
안기고 싶고...
유난히도 자식사랑이 끔찍하셨던 분이셨는데...
집 안에 엄마의 흔적을 찾아 여기저기 뒤적여보다가
엄마랑 함께 찍은 예닐곱살 어릴적 사진과
그 옆에 놓인 딱 고만헌 나이의 울딸랑구와 함께 찍은 내 사진
그리고 울엄마와 나 그리고 울딸랑구가 함께 찍은 사진이
나란히 놓여있는걸 한참이나 들여다봤네여.
울딸랑구도 언젠가는 이렇게 엄마인 나를 추억하게 될 날이 있긋다 싶응게로
엄마...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혀졌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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