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자랑

딸랑구의 수난시대

꿈낭구 2011. 2. 23. 10:47

책상 밑에 피아노 의자를 가져다놓고

발을 올려놓은채 공부를 하고있는 딸랑구를 보니

애처롭기도 허고 한심허기도 헌디

발을 다치고 난 다음날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신발을 신을 수 없게 됐으니

난감허기 이를데 없쓰요잉.

문득 작년에 문지방에 걸려 발톱이 빠져서 수술을 하고나서 신었던

신발이 떠오르더란 말입니다.

옳다구나~!!

그걸 신기면 되갔구나...

넉넉헌 수면양말을 붕대로 칭칭 동여맨 발에 신기고

요즘 유행허는 스키니진을 못입으니 헐렁헌 학교체육복 바지를 입혀서

학교에 데려다주고 왔지요.

절뚝거리지 않으려면 높이가 비슷한 신발을 신어야해서

가장 편안한 신발을 신겼는데

이 운동화도 한쪽은 하얀끈이고 한쪽은 검정끈으로 묶고 댕기는

유별난 녀석이랑게요.

 

 

이렇게 몰래카메라로...ㅎㅎㅎ

증거를 남기기 위하야...

요노무 딸랑구를 워찌하리요.

다시는 이런 패션으루다가 다른이들의 시선을 끄는 일일랑 없어얄틴디...

 

 

이 엄살쟁이가 붕대를 풀기도 전부터 비명을 지릅니다요.

활동이 왕성한 아이들이라고 좀 과하게 붕대를 싸맨터라서

지난주 부터는 집에서 직접 소독하고 붕대를 바꿔주는데

발이 한결 가뿐해져서 좋아라 합니다.

폭신헌 메디폼을 이용해 발을 디뎌도 덜 아프게 해줬거든요.

이제 딱지가 앉아서 아물어가는데

아이들이라 그런지 회복이 엄청 빠르네요.

이제는 조심스레 발을 디뎌도 괜찮겠다고 하는데도

여전히 절뚝거리며 발을 끌고 다니기에

오늘은 좀 터프허게 다뤘더니만

이렇게 거울을 가져다놓고 상처부위를 직접 보겠다네요.

딱지가 앉은 상처부위를 보더니만

ㅎㅎㅎㅎ 민망하다네요. 생각보다 훨씬 양호한 상태라고...

그동안 엄살이 좀 과했음을 실토허능만요.

이래저래 아이를 키우면서 참으로 여러가지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릴적 문지방에 매어둔 그네를 창의적인 자세로(?) 타다가 떨어져서

머리에서 피가나서 CT촬영을 하지를 않았나...

초딩시절 피아노학원에서 갖고 놀라고 줬다는 장난감 수갑은 또 어떻구요...

조용허믄 수상타니깐요.

한동안 방안에서 뭘 허는지 조용허등마는

징징거리며 나오는 딸랑구 양쪽 손목에 수갑이 턱~허니 채워져 있지 뭡니까?

이게 뭣이뎌...깜짝 놀란 엄마아빠가 어찌된 영문인지 다그치자

학원 선생님이 사내아그덜이 갖고놀다 버린건지 주워서

울딸랑구를 준 모냥입디다.

호기심에 이게 뭐허는 물건인고~허믄서 손에 끼워봤던기라요.

그란디 손을 움직일수록 조여오고 혼자 해결이 안되니

겁이나서 울먹이며 도움요청하러 나온거였어요.

이미 한밤중인 시각에 수갑에 딸린 key도 없으니

학원에 연락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연락이 된다한들 key가 있을턱이 있나요?

결국 쇠톱을 동원해서 손목을 해방시키려하니

아이는 더 놀라서 앙앙~~울고...

아빠는 침착하게 수갑을 분해할 방도를 모색을 허는디

저는 119를 부르자고...

상상되시남유?

지금이니까 이렇게 웃지...

그림을 그려보시랑게요. 월매나 당황허고도 황당헌 사건인지를...

왜 이런걸 아이들 장난감이라고 만들어 파느냐구요.

화가 나기도하고... 이런걸 워째 선생님이 울딸랑구를 줘가지고

이런 난감한 일을 겪게 헌단 말입니까.

하여간 얼마나 몸부림을 쳤던지 부녀간에 진땀깨나 뺐다구요.

세상에나...실제로 수갑 실물은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영락없는 수갑모냥이고 크기또한 비슷해서

사내아이들이 좋아하게도 생겼더라니께요.

아직 아이 키우시는 엄마들

아이들은 움직이는 위험물이니 수시로 잘 지켜봐야해요.

울딸랑구 넘치는 호기심으로

냉동실에 실험용으로 이것저것 몰래 집어넣어

얼마나 숱헌 말짓을 혔는지 다 밝힐 수 없구먼요.

하여간 하나가 열 몫허게 해달라고 기도하셨던

울엄마 기도를 울아부지께서 들어주셨던게 확실해요.ㅋㅋㅋㅋ

 

제발 이제는 덜렁대지 않고 이런 사고 치지 말았으면 합니다만

언제쯤이나 철이 들려나...

이제 우리 딸랑구의 수난시대가 끝나갑니다.

이걸로 마지막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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