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자랑

이렇게 열공을 했더랬지...

꿈낭구 2011. 1. 25. 08:35

쇼니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한글을 일찍 깨우쳤었다.

첫 생일을 앞두고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가

'신기한 한글나라'를 보고는

발걸음이 그곳에 붙박이처럼 멈춰서서

그걸 사달라고 막무가내로 졸라댔다.

그 당시 상당한 가격이었는데...

결국 생각지도 않았던 한글나라를 가지고

놀이형식으로 한글을 깨우쳤는데

놀라운 속도로...

4개월만에 그림책을 막힘없이 읽어냈으니까.

선생님은 전국대회에 데리고 나가보자셨지만

난 그걸 원하지 않았었다.

 

글을 일찍 깨우친 덕(?)에

참 많은 책들을 읽었다.

그래서인지 아이에게 책 읽어주던 시절이 짧아서

쬐끔 아쉬운(?) 마음도 있긴하다.

스스로 책을 소리내 읽는걸 즐거워했었으니까...

가짜로 상상하며 그림을 보고 읽던 시절은

그러니까... 잠깐이었다.

 

요즘도 여전히 책을 좋아하고

틈만나면 도서관으로 줄행랑을 친다.

그래서 책을 사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데

워낙 속독을 하는 편이라서 당해낼 수 없어서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갖고싶은 책은 목록을 적어놓으면 주문을 해주곤한다.

어릴적부터 문어체의 말을 하곤 했던 내딸 쇼니의 열공 모습을 공개하좌며는...

기발한 아이디어다.

의자에 앉으면 높이가 맞지 않으니

이렇게 꾀를 내지 않았을까?ㅎㅎㅎ

 

이 즈음에는

읽는것을 지나

새롭게 쓰는것에 한참 열을 올리던 시기였다.

그 조그만 손에 연필을 움켜쥐고

무얼 그리 열심히 쓰고있는지 궁금허지라잉?

 

앉으나 서나 공부??

절대루 시키지 않았당게로...

주방에서 설겆이 하노라면

공책을 들고와서 받아쓰기를 하겠다고 불러달라며 졸라대서

잼난 놀이처럼 문장으로 불러주곤 했더랬지...

조만간 그 공책이랑 무수히 많은 쪽지들을 편집해서

일기장들과 합해 책으로 제본을 해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공부하는게 맨날 이렇게 재밌고 즐겁기만 하다면...

요즘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이

부모로서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여행도 즐기고 운동도 하며

좀 여유로운 학창시절을 보내면 좋을텐데

우리 교육의 현실이 대학입시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있으니 이거야 원~~

제법 심각하다.

머리까장 질끈 묶고서리...

집중한 모습은 어찌되얏든지 좋다.

점수를 후허게 받을만허니...

'숙제만 아니면 지금쯤 평화로운 잠에 빠져있을텐데...' 라고 적힌 일기장 생각도 난다.

이렇게 닮을수가...

책을 읽는 모습이 넘 똑같아서

웃음이 나서 몰래카메라를...

그것도 모르고 완전 빠져들었네그랴.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도

워쩌믄 요로코롬 똑같을까잉?

내가 끼어들 틈이 전혀 읎구만...

약속이나 헌듯 발을 꼰 방향꺼징 워찌그리 똑닮었으까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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