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남푠의 추석맞이 특별솨비수

꿈낭구 2013. 9. 14. 20:32

 

 

얼마전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홈쇼핑에서 그야말로

혁명적인 다용도 세제를 반 값으로 팔더라구여.

이전에도 그런 가격으로 판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읎을거라믄서

시범을 뵈야주는디

히야~~ 그것만 있으므는 기냥 온집안이 빤짝빤짝 광이 나게 생겼드랑게라.

청소라믄 지도 한끗발 허는지라

그 광고를 보는 순간 발목을 잽힌규.

마감 몇 분 전이라고 워찌케나 급박허게 몰아감시롱 바람을 잡던지

고만 덜컥 전화를 누르지 않었긋써라잉?

시상천지 그것만 있으믄 찌든 때 청소허느라 낑낑거림서 힘을 쓸것도 읎고

담궈만 놓음 제아무리 끈떡지게 달라붙은 주방의 골칫거리 후드도

한순간에 뾰샤샤~허니 빛을 내드랑게여.

룰루랄라~~

젤루 골치아픈 청소에 에너지와 시간을 바칠 일은 인자 읎당게로...

드댜...며칠 전에 제품이 신속허니도 왔쓰요.

헉~!! 그란디 울신랑 박스를 보더니만 지난 봄에 비슷헌거 사지 않었냐공...

그럴리가요...그땐 배수구 청소허는 용도였고

요것은 만능 다목적세제라고 의기양양혀서 설명을 혔등만

아쿠야...울신랑 작은 욕실서 들고 나온디 똑같은 성분의 제품이 아니긋써라?

본품에 따라온 제품이었던가뵤.

그나저나 8통이나 들어있는 이 세제를 우쨘대여?

날마동 청소만 허고 살 수도 읎공.

그랴서 추석맞이 대청소를 혀야헐 필요성을 강조험시롱

동무헌티 반씩 나누자고 바람을 잡은 끝에 겨우 해결이 났쓰요.

전화통 붙잡고 놀라운 성능에 대해 미주알고주알~허는 소리를 들었던지

울신랑 제품설명서를 살펴보기 시작헙디다요.

그러고선 추석음식을 무얼 혀얄꼬...허고 카페서 궁리를 허고있었는디...

 

 

흐흐흐...일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헌 현장을 목도허지 않었긋씀까?

 

 

그 놀라운 경험을 직접 혀봐야 쓰긋다는듯

냉장고 손잡이를 시작으로 여그저그 스프레이를 들고 뿌려대기 시작허등만

급기야는 의자까지 가져다 올라서서

렌지후드에 뿌리기 시작헙디다요.

신문지 위로 찌든 때가 녹아 흘러내리는게 신기허다고...

에고...괜스리 거든다고 여기저기 일 만들지 말라고 시큰둥헌 반응을 보이믄서

씽크대 위 설거지해둔 그릇들을 집어넣고

서재로 들어와서 저만의 세상 속으로 흠뻑 빠져들어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울신랑 저를 부릅디다.

저를 끌고 주방으로 가더이다.

 

 

ㅎㅎㅎ 브리핑을 허시긋대여.

워디를 워뜨케 변화시켰는쥐 자상허니 알켜주긋다공...

세상에나...

너무 높아서 혼자 해결헐 수 읎었던 요것을 기냥...

완죤 새것으로 맹글어 놨구먼요.

 

 

아니...그란디 요 쇠꼬챙이는 워디서 났드래여?

땀으로 흠뻑 젖은 얼굴을 허고

이러코롬 짚어가믄서 소상허니 브리핑을 허는디

참말루 지가 할 말을 잊어뿐졌당게여.

 

 

특히 요 부분...

불이 켜지는 요 부분을 풀어서 분해혀갖고 청소를 허려다가

고만 가스렌지 뒷쪽으로 요것을 떨어뜨렸었대여.

오늘 가장 애로사항 이었당만유.

일 맹글지 말라그랬는디...이거 난감허드래여.

그랴서 꾀를 내어 그것을 끄집어 내려다

옷걸이 철사를 펴서 쑤석여도 안 되던 것을 요 쇠꼬챙이를 동원혀서

가까스로 가스렌지를 움직이지 않고서도 꺼낼 수 있었대잖우.

 

 

특히 요 부분.

가장 세심허니 신경써준 부분이래여.

고맙기도 허고 미안키도 허고

갑자기 겁나게 거시기헙디다요.

시상으나...이렇게 때 빼고 광 내는 동안

띵까띵까 꼼쀼따  앞에서 베짱이 맹키로 노닥거리다니...

시원헌 쥬스는 커녕 물 한 잔도 챙기지 못혔다는게 어찌나 먄시롭던지요.

 

 

10년이 넘게 써온거라서 제아무리 깨끗이 청소를 혀도

긴 세월에는 어쩔 수 읎어서뤼

끓어 넘쳐서 얼룩진 곳을 쇠수세미로 청소헌답시고

오히려 아니헌 만 못허게 맹글어 버린 전과가 있던 지가 아닌게뵤?

그란디...그 흔적꺼정 말끔허니 해결을 혔드랑게여.

 

 

요며칠 곰국 끓인다고 유리가 뿌애졌드랬는디

세상에나 유리도 수정같이 말갛게 닦아놓았네여.

 

브리핑허느라 한창인디 땀이 흥건허게 젖은 옷을 봉게로

고만 눈물이 날라공...

지가 고만 격허게 감동을 혀서뤼~!

할 말을 잃고 바라봤등만

추석맞이 특별솨비수래여. 글쎄...

이보다 더 감동적인 선물 받어본 사람있음 나와보시랑게여.

남정네들요~!

추석이 다가옴서 힘든 육체적 노동여다가 감정노동꺼정 ...

생각험시롱 가위눌릴 우리 뭇 주부들 입장 이해허시남유?

이런 선물 한 방이믄 기냥 추석때 훨훨 날것여라.

무한감동혀서뤼...심든종도 몰르고 부침개도 부치고 쇵편도 맹글끼구먼유.

 

참고루다...ㅋㅋㅋㅋ 기발헌 선물 지가 귀띔조까 혀드릴깝숑?ㅋㅋㅋ

예전에 추석선물로  지가 무신 선물을 받었능가 기억 안 나시져잉? ㅋㅋ

주저리 주저리 카테고리 161에  남푠의 기맥힌 선물이 있을끼구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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