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봉숭아꽃 물들이기

꿈낭구 2013. 9. 22. 00:10

 

 

여름도 다 지난 초가을이구만

울아파트 뒷뜰에 아직도 싱싱하게 핀 봉숭아꽃을 보니

울딸랑구 손톱에 꽃물을 들여주고 싶었쓰요.ㅎㅎ

나들이 갔다 넘 늦게 돌아오는 바람에

어두워져서 더듬더듬 뒷뜰의 봉숭아꽃 몇 송이를

따갖고 왔등만 꽃이 하필 분홍색이 대부분이지 뭐유?

아까 나가믄서 볼적에는 분명 빨간꽃도 있었는디...

 

 

 

글두...꽃물 들이는디는 상관읎지 않을까허고

곰배령에서 줏어갖고 온 돌멩이로 꽃을 콕콕

아래층 소리날까 무서워 보듬고 앉어서 찧었구먼유.

백반도 읎어서리 이삔 봉숭아꽃물 들이기는 에롭긋지만

ㅎㅎㅎ 지금 안 들이믄 은제 들여줄것여라...

 

 

에고고...울딸랑구 어저끄 바욜린 연십헌다고

손톱을 바짝 깎아뿐졌다요잉.

아직도 손은 애기손 같은디

쪽집게로 손톱 위여다가 살포시 얹어주고는

비닐로 감싸 무명실로...

엄마가 봉숭아물 들여준댔더니 어린시절 생각이 났던지

책 보다가 냉큼 쪼르르니 달려나오네여.

무명실을 잘라 갑갑허지 않게 살짝 묶어줬더니

면장갑을 끼고 자얄랑갑다공...ㅎㅎ

엄지발톱에도 들여줬구먼유.

오늘저녁 얌전허니 자얄틴디 아무래도 이부자리 버리는건 아닐지...

헌 이불을 깔고 재워얄까봐여.

 

 

월욜 아침에 서울로 보내양게로

오늘 저녁 한 번 들여주고

낼 저녁 한 번 더 해주믄 이쁘게 물들지 않을까여?

ㅎㅎㅎ

꽃냄새가 좋다고 코를 킁킁대믄서

울딸랑구 우리나라 말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요런거 할까?? 궁금해헙디다.

첫눈 올때꺼정 봉숭아물이 손톱에 남어있음 좋을틴디 말여라잉?ㅋㅋ

어릴적 울엄마가 지 손톱여다가 요렇게 봉숭아물을 들여주시던 생각이 났쓰요.

깝깝시러서 고만 빼버리고 싶은걸 애써 참고

잠을 설치던 생각이 났구먼요.

아침에 쪼글쪼글헌 손꺼징 물이 들어 실을 풀믄 월매나 시원턴지요...

엄마도 물들이란디 히히...

네일아트로 멋내기를 허는 요즘 아짐들 손톱을 보믄

아고고...예술입디다잉?

글두...지아무리 화려혀두...

봉숭아꽃물 맨치로 정답고 화사허든 못허드랑게여.ㅎㅎㅎ

그나저나 울딸랑구 낼아침 이삐게 잘 나와얄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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