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굴밥을 했었지요.
굴이 작달막헌 크기였음 좋았을틴디
넘 큰게 흠이라면 흠이랄까요? ㅎㅎ
재료 : 굴 반 봉지, 깐 밤 반 줌, 양념간장
엊저녁보톰 내리기 시작허던 눈이
아침에 일어나서 봉게로 소복허니 쌓였네여.
아무래도 평소보다 일찍 서둘러 출근혀얄것 같어서
간단허니 굴밥을 지으려구요.
엊저녁에 교회서 돌아오는 길에
너무너무 추워서 대형마트서 중간치기를 혔쓰요.ㅎㅎ
한 바퀴 둘러보려다가 싱싱굴 두 봉지를 할인판매를 헌다잖우?
두 봉다리에 6000원이라기에 얼렁 줏어담었쥬.
밤 까놓은게 있어서 불린 햅쌀여다가 밤을 얹어서
냄비여다 밥을 올려놓고
ㅎㅎ산밤이라서 볼품은 읎어도 맛은 지법시리 좋당게여.
그 사이 굴을 씻어서 건져두었지요.
근디...굴이 너모나 커서 굴밥으로 쓰기에는
쪼매 거시기허게 생겼쓰요.
밥이 보글보글 끓어 뜸들일 즈음에
굴을 얹어 다시 뚜껑을 덮고
밥물 부을적에 뼈다귀육수를 약간 넣었등만
윤기가 좌르르르~헌것이
아조 맛난 굴밥이 완성되얏쓰요.
양념간장을 휘다닥 맹글어서
글두...굴밥은 역쉬 뚝배기에 묵어야 지맛 아닌게뵤잉?
뚝배기를 불에 올려 데워서 밥을 담고
통깨를 살짝 뿌렸네요.
양념장에 쓱쓱 비벼서
김장김치허고 굴깍두기랑 배추쌈이랑
굴매생이국을 끓여서 굴잔치를 벌였쓰요.
눈 땜시로 오날침 울집은 이렇게 간딴허니 아침을 해결혔구먼요.
다행히 도로는 차가 다녀서 그런지 녹았더라구요.
나무 위에 소복헌 눈을 보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디
눈을 잔뜩 뒤집어쓴 차들을 보닝게
슬그머니 걱정도 되네여.
이런날 산에 가믄 무쟈게 멋질틴디...
아직은 감기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어서
얌잔허니 쉬기로 헙니당.
장갑이랑 모자랑 목도리도 챙겨놓고
외투에 털도 챙겨서 달고...
추위를 타는 화분들도 거실로 들여놓고
오전내동 겨우살이 준비허느라 바뻤구만요.
그나저나 여태껏 김장 안 헌 사람들은 심난시럽긋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