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네 자매의 일본 북해도 여행1

꿈낭구 2011. 3. 29. 20:53

우리 네 자매 김씨스터즈의 홋카이도 여행길에 오르기까지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몇 해 전에 함께 고품격 동유럽 여행길에는

군식구(?)인 큰형부와 조카 그리고 초딩3학년짜리 울딸랑구...

이렇게 대가족으로 다녀왔었는데

이번에는 순전히 우리 네 자매끼리만 다녀오기로 했기에

아무도 방울을 달지 않기로 했다.

우선 목적지 선정하는것도 쉽지않았다.

서로 다녀온곳을 피하려다보니 넷 모두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곳을 고르고

게다가 아직 자유롭지 못한 막내인 나를 배려해서

짧은 일정이라야 했기에 결국 이곳을 택하기로 했다.

이 여정중에는 일본의 대지진으로 변수가 있긴 했지만...

어쩌면 언제쯤 재개될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우리가 마지막 일본 여행객이 되지 않았을까?

 

 

언제든 새로운 곳으로의 떠남은

나를 가슴 설레게 한다.

새벽 두 시에 리무진을 타기위해 집을 나서면서

나 없는 동안 불편함도 개의치않고

즐겁게 다녀오라는 남편에게 슬며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남편의 바다같은 마음에 '역쉬~최고여!'

 

 

어느새 동쪽으로 날고 날아 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

제2의 후지산이라고도 불리운다는 만년설을 입고있는 요태산의 모습이 장관이다.

 

 

아스라히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설경이 내려다보인다.

우리나라 충남을 뺀 면적과 같다는 이곳은 눈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섬이다.

끝없는 설원에 무성한 나무숲이 그림처럼 나타났다 사라지고...

 

 

인천공항에서 9시에 출발하여 2시간 45분만에 아사히카와 공항에 도착을 하니

눈의 나라 답게 함박눈이 내린다.

3월 중순에 이런 함박눈이라니...

역시 눈의 나라에 발을 디딘건가부다.

 

 

맨처음 일정은 아사히카와 눈미술관이다.

이곳 북해도의 눈이 아름다운 것은 눈의 결정이 아름답기 때문이라지?

 

 

비잔틴 건축양식의 건물로 흡사 눈의 나라의 아름다운 성을 방문한 기분이랄까?

동화속의 백설공주가 있을것 같은...

 

 

내 어깨 가까이 쌓인 눈이 장관이다.

저멀리 스키장의 눈부신 슬로프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

날씨는 예상밖으로 그리 춥지는 않다.

 

일본 정통 현지식으로 정식 특선-나나카마도.

퍽 일본스럽다.

감자와 베이컨의 그라탕과 참깨소스 연근조림

튀김, 아게다시, 가리비찜, 일본식 반찬등으로

밥과 된장국이 곁들여진 점심을 눈으로 먹고 입으로 먹고...

 

눈의 결정체가 이토록 다양한 모습인걸 처음 알았다.

온도나 습도에 따라 결정체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이용해

일기예보로까지 활용된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결정체들을 관측하고 연구한 분의 집념은 정말 대단하다.

 

 

위에서 동전을 던져 정중앙에 떨어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대나?

흐흠...백원짜리 동전 하나를 들고 호흡을 가다듬고 던져본다.

고만 빗나갔다. ㅎㅎㅎ 이미 사랑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웃고.

 

 

시원스레 쭉쭉 뻗은 나무들이 그림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미우라아야꼬의 소설 '빙점'의 배경이 되었던

아사히카와의 숲이 이런 모습이었던가...

요오꼬와 도오루가 이 숲속을 뛰놀았을까?

버스로 이동하며 지나친 작은 시골역도 정겹다.

영화 '철도원'도 이곳이 배경이라는데...

하여간 하염없이 눈이 내렸다.

 

 

노보리벳츠로 이동하는 동안 내내 눈발이 날리더니

이곳은 온천때문인가? 눈이 없는 영 또다른 세상이다.

이곳 지옥계곡에 도착하니 코를 찌르는 유황냄새...

황회색의 바위에서 화산가스가 분출하여 이곳 주변 일대를

고약한 유황냄새로 가득채워져 흡사 지옥을 연상케 한다고 하여 지옥계곡이라고

이름 붙여진 곳으로 1분에 3000리터의 온천수가 솟아오른단다.

 

 

여기저기서 김이 모락모락~~

지옥은 이보다 더 뜨거우리라...

살아서 꿈틀대는 지구를 직접 눈으로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이런 물에 계란도 삶아먹고 고구마도 쪄먹는 모습을

TV를 통해 가끔 본 기억도 난다.

해가 뉘엿뉘엿 해지니 워째 이 계곡의 분위기가 음산하다.ㅎㅎㅎ

노보리벳츠의 온천수는 하루 1만톤이라는 자연용출량과 유황천, 유화수, 식염천, 명반천 등

11종류의 다양한 온천수를 자랑한다고 한다.

울큰성은 코를 찌르는 유황냄새때문에 속이 울렁거린다고 아우성이다.

나는 그런대로 씩씩해서 고약한 냄새에도 잘 견디지만

유난히 냄새에 예민한 언니들은 적응하기 힘든 모양이다.

계란 썩은 냄새같은 이 냄새로 말할것 같으면

오래전 고녀시절에(?) 과학시간 실험을 마치고서

이 고약한 유황냄새나는 실험도구를 살그머니 옆반의 뒷문에 내다놓고

킬킬댔던 재미난 추억도 생각난다.

이 냄새가 무디어질때쯤이면 우리네 얼굴이 뽀샤샤~하게 빛이 날거라던데...

 

 

오늘의 나의 룸메는 둘째언니.

우리를 위해 마련해둔 유까다를 입고...

그런데 언니의 유까다가 너무나 big size여서

뒤로 넘어가게 웃었더니

옆 방의 언니네가 어인 일인가 하여

우리방으로 찾아왔다.

하필 우리 넷 중에서 가장 키가 작고 마른 언니에게

가장 큰 유까다가 마련되다니...

그런가하면 맹꾕이언니의 유까다는 너무 작아서

가슴이 제대로 여며지질 않는다고...

넷이서 유까다를 입고 패션쇼를 하며 얼마나 웃었던지...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정갈하게 마련된 차를 마시는데 물소리가

깊은 계곡속에 와있는것 같다.

잠시 집에 두고 온 가족 생각이 났다.

지난 겨울 백암온천 생각도 나고.

 

 

일단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먹어야징~~

그런데 익숙치 않은 옷차림이 퍽 신경 쓰이네.

제대로 입기나 한 것인지...ㅎㅎㅎ

걸음걸이도 종종걸음이 되고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눈치껏 살펴보니 허리에 묶는 끈이 우리들과 다르다.

후다닥~센스있게 바꿔매고서리...

'아냐...이렇게 한 바퀴 돌려서 뒤로 묶능게벼'

'아니라고...거봐! 앞으로 묶었는데...'

이렇게 저렇게 해봐도 어색스럽긴 마찬가지다.

서로를 바라보며 현지인처럼 몸가짐을 흉내를 내면서 킬킬대고...

 

 

이 기가 막히게 맛있는 후식을 이렇게나 많이 해치웠으니 어찌하리요.

집에 돌아갈때는 체충이 3kg이 늘어서 가게 될거라는 말이 빈말이 아닌듯...

잠시 소화되기를 기다렸다가 밤늦도록 온천을 하기로 했다.

다양한 성분의 온천욕으로 그동안의 피로를 훌훌 날리고

아 그러고보니 냄새에 익숙해졌나

언니들이 잠잠하다.

낼 아침 눈 뜨자마자 또다시 가야징...

이렇게 첫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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