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요리·튀김

후다닥 요리로 담박에 잠재운 꾀기타령.

꿈낭구 2014. 5. 27. 14:12

 

 

퇴깽이허고 맴생이허고 사는것도 아닌디

맨날맨날 풀만 준다고

울집 남정네께오서 시위를 헙니당.ㅎㅎ

빨랑 용돈을 내놓으래여.

자기가 가서 자기 용돈으로 맛난 꾀기를 사갖고 올것이라믄서...

울집 부녀지간은 정기적으로 꾀기를 먹어줘야는 스똴이래서

가끔씩 공급혀주지 않음 갖가지 방법을 동원혀서 쟁취를 허고야 만당게여.ㅋㅋㅋ

은행 볼일을 차일피일 미루다 여태 용돈지급을 안 혔등만

겸사겸사 농성을 헐 태세루다

주섬주섬 옷을 입고 꾀기사러 나갈 기세구먼유.

에공~ 냉동실에 먹거리가 월매나 많은디 기냥기냥 있는걸루

우리집의 급헌 불을 이렇게 끄게 되얏씀다.

 

 

재료 : 시판용 비프스테이크2개, 청경채, 래디쉬, 쌈배추, 양상추, 적근대,

레몬오일, 발사믹식초, 감자, 허브잎, 올리브유, 후추

 

 

요즘 햇감자가 나오기 시작헌디

울집에 묵은 감자들이 싹이 나와 아우성이기에

죄다 털어뿐졌쓰요.

싹이난곳을 도려내고 껍따구를 벗겨서

왯지감자로 변신을 시켜볼까 허구서 마침 요렇게

소금 약간 넣은 물에 살캉허니 삶어놓았드랬쥬.

 

 

오븐용 팬에 엑스트라 버진을 휘리릭 뿌리고

위생장갑을 낀 손으루다 감자를 골고루 뒹굴렸쓰요.

앞베란다로 나가서 허브잎을 따다가 요렇게 얹어서뤼

 

 

통후추를 쓱싹쓱싹 갈어서 솰솰 뿌려준 다음

오븐여다가 꿔줄라구요.

원래 왯지감자는 껍질째로 오븐에 꿔야 맛난것인디

감자가 쭈그렁쭈그렁 넘 못생겨서 이렇게 대충 혀볼작정여유.

 

 

어차피 오븐을 돌리는디 마침 잘 되얏구만요.

울큰형님네 짠챙이 고구마를 한 상자 얻어와서 솔로 문질러서 씻어서

소쿠리여다 말려둔 고구마를 요렇게 짜란허니 올려서

항꼬 꿔야긋네여.

요게 생긴것은 요렇게 풍신나게 생겼어도

웜청 달고 맛나당게여.

 

 

충분히 예열된 180℃ 오븐에서 15분 정도 타이머를 맞춰놨는디

꺼내서 감자를 한 번 뒤적뒤적 혀주고

다시 온도를 약간 높여서 10분 정도 더 구워줬씀당.

그러다 생각허니 꾀기도 오븐에 꿔야 안 쓰긋다고요잉?

냉동실서 끄집어낸 시판용 비프스뙈끼를 두 개

감자를 한 켠으로 밀어내고 빈 공간 귀퉁이여다가 낑겨넣었쥬.

흐흐...이렇게 한 방에 모든것이 해결됩네당.

 

 

노릇노릇 구워지는 사이

거실로 맛난 냄쉬가 스며들기 시작허니

무신 특별메뉸가 허고서 신바람이 난 울신랑 갑자기 분주허게 움직입니당.

 

 

테이블보를 깔고 포크와 나이프를 꺼내고

꿍쳐놓은 레드와인꺼정 어느새 분위기를 잡고 있쓰요.

 

 

이렇게 쉽게 후다닥 만든 음식인줄도 모르고

아니 어케 이런 근사헌 스뙈끼를 눈 깜짝헐새에 이렇게 대령을 헌단말이냐고

폭풍감동을 혀서 야단법석입니다요.낄끼루~~!

이것에 대헌 답장으루다

요담번엔 멋지고 근사헌 스뻬샤루 료리를

오로지 저를 위햐 이냥반이 조만간 손수 만드시긋대여.ㅋㅋ

말만 들어두 감동의 물결이 출렁출렁헙네당.

이리하야...울남정네 꾀기타령을 담박에 잠재웠단거 아뉴.ㅎㅎ

글고봉게로 요것이야말로 바로 꿩먹고 알먹고 맞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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