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세상에 둘도없는 나만의 작품

꿈낭구 2011. 4. 22. 22:03

 

 

이거이 다 무엇이냐굽쇼?

주말농장에서 새흙을 넣고 갈아엎는다기에 지난해 심었던 파를

모두 뽑아가지고 왔어요.

이게 이래봬두 완죤 유기농 쪽파라구요.

보기엔 얼마 안되는것 같더니만 막상 뽑으니 이렇게나 많아요.

 

 

 

혹한의 겨울을 견디어내고 이렇게 신통방통허니 자란 시금치랑 적치마상추,청상추까지

이거 죄다 손질하는데 오전 내내 쪼그리고 앉아 얼마나 시간을 투자했나 몰라요.

파냄새뿐 아니라 눈이 매워서 주방문을 열어놓고 다듬는데

비가 내리는 소리에 곁들여진 쇼스타코비치며 라흐마니노프의 음악들이

오늘따라 참 가슴에 촉촉히 스며들어요.

하지만 해도해도 줄어들지 않아서 결국 꾀가나서

앞동에 사는 시댁 큰조카를 불러들여 가져다 파김치를 담그라고 선심을 썼어요.

볼품없어뵀는지 실실 웃더니만 유기농이라니까 안색이 달라져서는

욕심사납게 주워담더라구요.

비록 난쟁이 똥자루같이 키는 작아도 제게는 월매나 사랑시런지요.ㅎㅎㅎ

 

 

쓰레기도 만만치 않아요.

하지만 파뿌리는 감기약 대신 사용하려고 따로 씻어서 말려두려구요.

이렇게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이 요즘 흔치 않아서

이웃들과 나누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일단 파김치를 담그기 위해서 간절이는 동안에

콜라비를 이용해 깍두기를 담아보려구요.

 

 

단단하면서도 달큰헌게 맛날것 같은데

암튼 처음으로 시도를 해보는거라서 성공여부는 장담 못해유.ㅋㅋㅋ

단단하니까 칼로 자르는데 여간 애먹는게 아니랍니다.

 

 

썰면서 얼마나 줏어먹었는지...

소금으로 간을 해두었어요. 유리용기라서 꼭 도마위에 간을 한것 같네요.

 

 

또 막간을 이용하야~

납작한 시금치는 데쳐서 나물로 무치려고 따로 두고

이것은 시금치가 꽃대가 오르기 직전인 상태인데 이걸루 물김치를 담갔어요.

예전에 친정엄마께서 요맘때면 어쩌다 한 번씩 이런 별미물김치를 만들어 주시곤 했던지라

하는 방법도 모르면서 혼자 내맘대로 고추가루도 좀 넣고 찹쌀풀도 조금 넣어서 이케 만들어 보았답니다.

맛나게 익어서 정말 성공적인 작품(?)이 되면 나발을 불어야징~~!

 

 

새우젓을 이용해서 순한맛 고추가루로 버무렸어요.

우리집 부녀간에 매운걸 질색하는지라...

지난 가을에 김장하고 남은 양념을 냉동실에서 꺼내놓았는데

생각해보니 파김치엔 마늘을 넣으면 씁쓸한 맛이 난다는 생각이나서

찹쌀풀에 새우젓과 설탕약간, 고추가루로...얼마나 간단한지요.

'잠깐만 일루 와보셔라.이거 간조께 봐줘얀디...'

'왜 그런 중대한 일을 나보구 허라고 그러누...

짜네 싱겁네 나 그런 책임 자신없는디...'

ㅎㅎㅎ 우린 언제나 갓버무린 파김치 간보는걸 서로에게 미룬답니다.

저는 정말 이것만큼은 질색이라구요. 생파김치 간보는건 정말 어려워요.

진정한 매니아들은 생파일때 먹는거라지만

우리는 요걸 파악~시어 고부라지게 익어야만 먹기시작하니까 익혀야해요.

 

 

콜라비에는 김장용 양념을 이용해서 간단히...

은근 기대가 됩니당. 과연 워뜬 맛일지...ㅎㅎㅎ

 

 

버무리는것쯤이야 무어~

두리번 두리번 적당헌 용기를 찾는데 맞춤헌게 용케 눈에 들어왔어요.

바로 요거.

 

 

둘 중 어느게 적당할까 가늠해보지만 막상 보는것과 들어가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주부경력이 얼만데도 눈대중이 어려버요잉.

 

 

무신 소꿉놀이 하느냐고 틀림없이 속으로 웃으실 분들이 두어분 쯤??

그런말쌈 마셔라. 많든 적든 준비하는 것들은 똑같다니까요.

다만 양이 적을 뿐이지... 이케 여기 가득 담고도 한 접시가 남았어요.

 

 

낼아침에 먹을거~!

오늘 모험을 두 가지나 했는데 과연 가족들의 반응이 워떨지 두 반 서 근반...

 

 

오늘 3종세트루다가 엄청난 사업을 마친 소감이요?

ㅎㅎㅎ 눈독 들이지 마셔라. 요거 우리집 한 달 먹을 반찬이닝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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