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목화를 심어보다

꿈낭구 2017. 5. 24. 21:00


두어 해 전이던가?

수업을 하느라 목화솜을 쓰고 남겨둔게 생각이 났다.

경상도 산청에서 얻어왔다는 목화솜이다.

일단 묵은 씨앗이기는 하지만

솜 속에 박힌 씨앗을 공들여 분리해서 요만큼을 얻는데

얼마나 품을 들였는지 모른다.

이 씨앗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려 하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으려나?


목화씨앗을 하룻밤 물에 담가 불렸다가

심었는데 5월24일 이렇게 방긋 웃으며 우리를 반기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말이다.

싹이 돋아나려고 흙이 미세하게 갈라지던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무거운 흙이불을 밀어내고 이렇게 하나씩 세상구경하러 올라오기 시작했다.


털모자를 쓰고 올라왔던 새싹들이 어느새 한낮의 햇살이 더웠던지

털모자를 벗어던지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또 하나가 조심조심 주변을 살피는듯

털모자 사이로 고개를 디밀고 있다.

하루에 하나씩 순차적으로 인사를 하는데

궁금해서도 안 가볼 수 없다.ㅎㅎ

요것들 보는 재미로 요즘 매일처럼 출근을 하고 있다.


씨앗의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 또 감탄.

어여쁜 꽃을 만나리라는 부푼 꿈을 안고

요새 새롭게 출몰허는 고냥이가 행여 밟기라도 할까봐 막대기를 꽂아두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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