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우리 둘만의 놀이터

꿈낭구 2017. 9. 12. 01:44


맹렬헌 기세로 세를 확장혀가는 시골집 텃밭의 부추가

하얗게 어여쁜 꽃을 피웠구먼요.

완죤 나비세상이야용.

키가 성큼 자란 목화도 열심히 꽃을 피우고요.

이렇게 화사헌 핑크빛 꽃이 점점 하얗게 변해가다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목화솜을 만든답니다.

꽃잎의 실같은 무늬가 나뭇잎 잎맥 맹키로 생긴게 참 독특허쥬?

와따미~~!

부추꽃밭에서 벌 나비들이 서로 희롱혀가믄서

아주 잔치가 벌어졌구만요.

넘 우아헌 자태가 부러워서 한참을 들여다 보다가

벌건 대낮에 모기헌티 종아리를 한 방 물렸쓰요.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도 지났구만

아고고~ 금세 뽕긋허니 물린 자리가 솟아오릅니당.

씨를 뿌려놓구서 목빼고 지달렸는디

이제사 화단 여기저기에서 빠알간 레이스 같은 화려헌 꽃을 자랑헙니다.

어쩜 이리도 빛깔이 고울까요?

윤기 좌르르르허니 부티가 팡팡 나능만유.

다양헌 색깔의 꽃이 매력인 허브도 성큼 자랐어요.

욘석은 그 뜨거운 여름날에도 지치지 않고 계속 피고지고~

하얀색도 구해다가 곁에 심어볼라구요.

요것은 드라이플라워로도 아주 이쁘거덩요.

오데코롱민트가 향기로 제압헐라고 기세등등헙니당.

연보라 꽃이 사랑스러운 벌개미취도 여기저기 피었구요

로즈마리와 사랑에 빠진 사랑초

야떨을 봄부터 떼어놓을라고 혔는디

이렇게 얼크러 설크러졌당게라.

오데코롱민트가 짙은 보라빛 어여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어요.

담장 밑에서 해를 보긋다고 목을 있는대로 빼고 있구만요.

지난 여름 실수로 물인줄 알고 줬던 매실엑기스로 인해서 사망직전이 되얏던 화초가

화단에 옮겨심었더니 이렇게 기사회생을 혀서 싱싱허게 자라고 있어요.

역시 땅심은 놀라워요.ㅎㅎ

빨리좀 나와보라고 부르기에 왠일인가 싶어 쪼르르 달려나갔더니만

남푠이 올봄에 사다 심은 대추나무에서 딱 한 개 열매가 열려서

붉게 익어가고 있다공...

약속이나 헌듯 체리도 미니사과도 배도 딱 한 개씩만 열매가 열렸었는디

가뭄에 시달리고 비바람에 시달려서 죄다 떨어져서 허퉁혔드랬쥬.

그란디...대추가 용케 온갖 시련을 다 젼뎌내고 이렇게 매달려있는게

워찌케나 기특허던지요.

요즘 단수수 먹는 재미에 홈빡 빠졌쓰요.

어릴적에 옆구리에 끼고 여름방학 내동 즐겨 먹었던 추억의 주전부리인 단수수

서로 당도가 높던 가운데 토막을 먹긋다고 욕심을 부리곤 혔지라.

손이며 입 가장자리에 상처를 입기도 했던 단수수가

여름날 우리들에게는 얼마나 맛난 먹거리였는지요.

지가 말임돠.

울딸랑구 가졌을때 난데읎이 단수수가 생각나서 워찌 그렇게 먹고싶던지요...

그치만 그때는 단수수를 도저히 구헐 수 읎어서

월매나 아쉬웠나 몰루.

그랴서 그런지 단수수는 먹어도 먹어도 넘나 맛난거 있쥬.ㅎㅎ

남푠이 잘라준 단수수를 혼자서 야곰야곰 원읎이 먹고 있구만요.

감나무와 매실나무가 넘 가깝게 있어서

아무래도 감나무를 잘라내얄것 같답니다.

아깝다고 그냥 놔뒀다가는 둘 다 햇빛 경쟁을 허느라고 고단헐것이니

원래 주인인 매실을 우대혀줘야지 않긋냐공...

감나무는 새로운 품종을 사다가 다시 심어보기로 했지요.

지난 여름 씨 떨어져서 저절로 자라난 바질입니당.

향긋헌 냄새가 어찌나 좋은지 이곳에서 자꾸만 서성이게 되네여.

요것들이 다 자라믄 이곳은 바질밭이 될것 같으용.

텃밭에서 수확헌 깻잎과 콩.

그리고 풀 뽑다가 남푠의 실수로 고만 이 귀헌 더덕을 뽑고 말았다네여.

왠만허믄 다시 땅에 묻어놓음 살아나지 않을까 혔는디

기대를 저버리고 시들어가고 있다믄서 뽑아왔어요.

에궁~ 아까운거~!!

지난봄에 담근 간장에 요렇게 꽃이 피었구만요.

옥상의 강렬헌 햇볕 때문인지 상당히 간장이 줄어들었고

기대만땅으로 장 항아리 뚜껑을 열었더니 요런게 둥둥 떠있어요.

햇볕도 잘 들고 통풍도 잘되는데 왜 이렇게 되얏는지 낙심천만.

그도 그럴것이 몇 해 전에 진짜 맛나게 담근 간장을 씨간장으로 사용혔는디

우쨔 이런일이??

찍어 먹어보니 맛은 좋구마는...

울형님께 울집 간장 망혀뿐졌다고 하소연을 혔등만

괜찮은거라시네여.

유리뚜껑을 덮어서 햇볕도 잘 들었는디

대체 워디서 잘못되야서 이런일이 생겼나 몰긋네여.

그나저나 작은 병에 간장을 덜어갖고 와서 고운 채에 걸러서 국에 넣었더니

아주 깊은맛이 나고 맛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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