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해 지기 전의 산책

꿈낭구 2011. 6. 8. 14:30

 

 

그러니까...찔레꽃이 흐므지게 피었을적에 가고

어저끄 산엘 안 갔씁뎌?

요로코롬 분홍색실 맹키로 어여쁜 요넘을

산 초입에서 만났구먼요.

여태 몇 년을 댕겼어도 그동안 한 번도 못 만나본 넘이라니께요.

 

 

요넘 이름을 알어야 쓰긋는디...

꽃 같기도 허고 열매 겉기도 헌것이 참 묘허게 생겼지라잉?

금세 해 다 간다고 언넝 서두르잔디

여기서 발목 잽혀 한눈을 파는 아낙네를 혼자 두고 오를수도 없고

뭐이든지 궁금헌것이 많은 호기심이 요럴때넌 성가신 모냥여라. ㅎㅎㅎ

 

 

어쭈구리~~!

이제 마악 새 잎이 돋아난 이파리 위에서 요녀석은 한참 저녁식사 중잉게벼라.

야들야들헌 연한 잎을 갉어먹고 자리를 옮겨앉은 모냥인디

용케도 떨어지지도 않고 곡예를 허능만요.

늦은 오후 고즈넉헌 산 속에선 바람도 잠을 자는지

긴 팔 옷이 거추장스러워 벗어서 허리춤에 질끈 묶고

잰걸음으로 따라가는데도

오늘따라 다리가 천근만근이네여.

갑자기 누군가가 나 몰래 등산화에 쇳덩이라도 매달어놓았나...

결국 중간에서 물고기들과 노느라 중간치기.

날다람쥐 소리를 듣던 시절이 있었드랬는디...

다시 닦고 조이고 지름조까 쳐설라무니

울신랑을 기필코 앞지르고 말테야용.

가쁜 숨을 몰아쉬며 뒤따라 오를  그 날이 속히 올것이라고

선포를 혔응게로 회복탄력성을 높여야징~!!

 

왜 이렇게 나를 붙드는 것들이 많은지...

활짝 피면 환상적인 보라빛 비밀의 화원이 될테지요?

암두 모르는 깊은 곳에서 어여삐 피어나고 있구먼요.

 

 

잎새 뒤에 숨어숨어 익은 산딸기

지나가던 나그네가 보았습니다.

딸까말까 망설이다 그냥 갑니다~~♬

 

울딸랑구 어릴적에 손 잡고 이 산길을 걸으며 불러줬던 생각이 났지요.

공부하느라 그 꽃다운 싱그러운 나이에

이런 아름다운 정경을 보지못하고

허구헌날을 학교에서 책과 씨름을 해야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는 허지만 워쩔것이요잉.

내려오다가 다시 되돌아가서는~

살며시 산딸기 몇 알을 향해 나도 모르게 손이 가는것을...

보라빛 꽃도 몇 송이 곁들여서

오늘 학교에서 돌아와 눈을 휘둥그레 뜨고 감동헐 모습을 그려보며

이케라도 산 속의 늦은 봄을 전해주려구요.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게 기도와 소소한 이런 마음 말고 무엇이 있나 생각을 해봅니다그려.

입시정보 수집허랴 아이의 스케쥴에 따라 함께 안테나를 맞추며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너무나도 세밀하게 꿰뚫던

쟈녀에게 올인하는 엄마들을 보면 은근 주눅이 듭니다.

나는 너무나 방목허는게 아닌가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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