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하는 공간

리필

꿈낭구 2011. 6. 11. 22:47

 

나는 나의 생을

아름다운 하루하루를

두루마리 휴지처럼 풀어 쓰고 버린다

우주는 그걸 다시 리필해서 보내는데

그래서 해마다 봄은 새봄이고

늘 새것 같은 사랑을 하고

죽음마저 아직 첫물이니

나는 나의 생을 부지런히 풀어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리필' -이상국-

 

리필이라니?

커피가 아니라 생이라고?

리필된 봄 한 잔을 감격하며 마시고

하루를 다시 휴지처럼 풀어쓰고 나면 다시 가득 채워지는 생이라고?

아름다워라. 생이여!

그렇다.

첫 새벽 가득 채워진 리필된 생의 잔을 들고

우리는 다시 새봄을 맞이하는 것 아니던가.

아침을 맞는 거 아니던가. 

      <신달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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