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시골집에서의 봄날 하루

꿈낭구 2018. 3. 31. 16:12


여행 다녀와 뒤늦게서야 꽃들과 눈맞추고 봄인사를 나눴다.

해마다 봄이면 베란다를 환하게 밝혀주는 꽃등맹키로 화사헌 시클라멘.

집을 오래 비운 동안 시든 잎을 따주고

베란다에서 한나절을 화초들과 놀았다.

그러다가 시골집 생각이 나서 훌쩍 다녀오기로 했다.

노오란 수선화가 어여삐 우릴 반겨준다.

지난번 거제도에서 사다 심은 수선은 아직 감감...

히야신스도 뾰족허니 올라왔다.

작년에 한쪽으로 옮겨심는다고 건드린게 문제였는지

아직 꽃대가 시원찮다.

세상에나...

땅꼬마 히야신스가 이렇게 꽃을 땅바닥에서 달랑 한 송이를 피워올렸다.

하도 어여쁘고 기특해서

무릎을 낮춰 인사를 나눴다.

요 핑크빛 히야신스 곁의 손톱만헌 하얀꽃이 나를 무릎꿇게 한 바로 그 주인공이다.

3월6일이 경칩이었던가?

글고봉게 한참이나 지났구만

여태껏 땅속에서 늦잠을 자던 아기 청개구리가

깜짝 놀라 땅속에서 폴짝 뛰어나와

에구머니나 무방비 상태로 있던 나도 깜놀~!!

접사로 찍어서 그렇지

실제 크기는 엄지손가락 보다 훨씬 작은 귀여운 넘이다.

좌우당간 반갑다 반가워.

작년 봄 지리산 둘레길 걷다가

산수유마을에서 맘씨 좋은 아저씨께서 주신 산수유가

뽀시락뽀시락 이렇게 잘 자라 꽃을 노랗게 피웠다.

사진을 찍어 고마운 아저씨께

이쁜 봄을 우리에게 선물해주신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긋다.

진달래도 이쁜 봄소식을 안고 올라오고 있더니

이틀 지나고 갔더니

이렇게 신바람이 나 있었다.

히야신스의 달콤헌 향기가 뜨락에 가득하다.

올봄엔 여행 다녀오느라

우리의 새봄을 놓치고 말아서 아쉬웠는데

울집 뒷뜰에서 우리를 이렇게 기다려주고 있는 매화가 반가워서

요리보고 죠리보믄서 향기에 취해본다.

할미꽃도 우아헌 자주빛 벨벳드레스를 입고 나오셨다.

바람따라 뒷뜰에서부터 달콤헌 향기를 마구마구 뿌려대는 매화.

좀 이쁘고 가지런허게 다듬어줬어얀디...

꽃송이들을 마구마구 흔들어대며

벌들이 붕붕거린다.

매향에 취해 봄볕에 취해 어질어질~~ ㅎㅎㅎ

집에 돌아오면 시골집이 눈앞에 어른어른~~

이사를 꿈꿔보는 봄날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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