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우리밀 수확

꿈낭구 2018. 6. 11. 12:41


히히...

지난해 가을 귀헌 우리밀을 한 줌 얻어서

뒷뜰 감나무 아래 심었는데

먼 여행을 앞두고 다녀오믄 넘 늦을것 같아서

미리 수확을 했어요.

아직 덜 익은것도 있지만

모조리 잘라서 햇볕에 널어 말렸어요.

어둑해지니까 모기가 덤벼들어서

안으로 갖고 들어와서 현관앞에서 밀을 자르려다가

가만 생각해보니까 아직 덜 마르기도 했고

이렇게 잘라서 펼쳐서 말리믄 좋을것 같네요.

아이공...

완죤 난리수라장이 되얏쓰요.

이걸루다 밀대모자를 만들어 볼까요? ㅎㅎ

어린시절 여치집을 만들어 팔던 문방구 생각이 나네요.

단정히 요렇게 다듬어서 일단 말려서

장식용으로 써도 좋고

암튼 여행 다녀와서 뭘 허든 혀볼라구요.

밀의 이른봄 모습입니당.

파릇파릇허니 올라온게 얼마나 신기하던지요.

4월20일의 밀밭이구요.

세상 궁금해서 삐죽허니 고개를 내민 모습이 귀엽쥬?

5월21일 모습입니다.

바람에 제법 서걱대는 소리를 내믄서 춤을 추곤 했드랬쥬.

요렇게 통통해진 밀 이삭을 꿔먹을라구요 조금 잘랐었지요.

살짝 덜 여문 이삭이 맛있다고 하던데...

놀이가 된 밀꿔먹기. ㅎㅎ

시험삼아 팬에다 구웠어요.

쫄깃허니 맛있던걸요? ㅎㅎ

6월8일

앵두와 보리밥과 오이랑 고추를 땄어요.

당분간 못오게 될테니까요.

우리 바질밭 참 이뻐요.

넘 가물어서 빨리 자라지 못하는것 같은데

우리 여행 다녀오는 동안 비라도 좀 내려줬음 좋겠네요.

무럭무럭 나풀나풀 잘 자라던 케일과 브로콜리랑 양배추가

요새 나비들 놀이터가 되었나 싶더니만

어느새 애벌레들이 잎을 마구마구 맹렬히 뜯어먹고 있어요.

뜨거운 햇볕아래선 숨기 마련인디

야떨은 한낮에도 보란듯이 세로로 누워 잠을 자고 있더라구요.

잡다가 잡다가 나비들이 알을 너무 많이 낳아서 아무래도 손을 써야 될듯...

보름정도 여행을 해야해서 할 수 읎이 살짝 살충제를 뿌리고

한냉사를 씌워두고 왔어요.

그러지 않고서는 우리 여행 다녀오믄 초토화될게 뻔해서

극약처방을 내렸는디 녹즙으로 먹을만큼 미리 따놓구서

앞으로 한참동안은 수확을 포기하기로 했어요.

뒤늦게 싹난 감자가 있어서 가져다 심었는데

이렇게 꽃을 피웠네요.

자주감자일까요?

감자꽃이 흰빛깔이었던것 같은디

살짝 색이 요런것이 토종감자는 아닌가봐요.

북돋우기를 해줬어요.

ㅎㅎ토실토실헌 감자를 수확헐 날을 기대허믄서...

백묘국 꽃이 정말 이상허게 생겼어요.

요게 벌어지믄서 노오란 작고 앙증맞은 꽃이 필텐데...

꽃들에 눈을 맞추고 한참이나 놀았어요.

지난 겨울 한파로 거의 죽은듯 말라있어서

몹시도 안타까운 마음에 캐내지 않고 기다려주었더니

이렇게 기를 쓰고 생명을 틔워냈네요.

어찌나 기특허고 장허던지

마구마구 응원을 해줬어요.

아스파라가스 노오란 꽃이 맺혔던게 엊그제 같은디

요렇게 보석같은 이쁜 구슬이 주렁주렁 매달렸어요.

우리 여행다녀오는 동안 집을 비우게 될테니

옆집에서 넘어온 벌레들이 우리집 정원을 점령허게 생겼쓰요.

아무래도 살충제를 해두고 다녀와얄것 같아서

약하게 조심스럽게 벌레있는 부분에 집중발사...

지난번 남푠이 직접 만들고

지가 꾸민 의자가 산뜻허니 좋아요.

다녀와서 이곳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또 전원생활을 즐겨야긋죠?

얘들아~! 한동안 못만날텐데...

잘 지내고 있어라잉?

자꾸 돌아다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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