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미니김장

꿈낭구 2018. 11. 27. 19:29


오늘 미니김장이랄까요?

ㅎㅎ암튼 김장이라는걸 했구먼요.

지난 8월말에 심은 배추야요.

울시골집 조막만헌 텃밭에다가 항암배추란걸 모종으로 사다 심었었지요.

더위에 꼬실라 죽을까봐 고깔모자랑 씌워줘감시롱 공을 들였었지요.ㅎㅎ

가뭄으로 안 그랴두 작황이 션찮은디

두더지가 배추밭을 들쑤시고 댕기는지

갈때마다 배추가 하나씩 시들시들~~

그랴서 결국 끝꺼정 용케 살어남은넘들이 요것들이라우.

김장을 열 포기만 헐 작정으루다 항암배추를 사다 심었는디

항암배추 믿고 있다가는 아무래도 올해 김장은 틀린것 같어서

뒤늦게 일반배추 모종을 몇 개 사다가 심고

경종배추도 씨를 뿌렸더니

새들이 다 줏어먹었나 오다가다 하나씩 나서

울집 김장을 요것들만으로 헌다는게 문제가 생겼네요.

다른집 배추들은 이미 포기가 탐스럽게 차서 보기만혀두 부러움 만땅인디

울집 배추는 이제서야 포기가 차기 시작혀서

서리라도 내리믄 그나마도 낭패긋기에

결국 절임배추 1box를 주문허고

요것들을 뽑아서 미니김장을 허기로 했쓰요.

배추라고 헐만헌게 겨우 요정도...

글두 열심히 뽑아서 다듬었네요.

ㅎㅎㅎ겉절이나 혀서 먹으믄 딱 일것 같은 형상이지만

글두...완죤 유기농 배추니께요.

일등을 뽑았쓰요.ㅎㅎ

위의 것은 항암배추 1등

아래 것은 일반배추 부문 1등

항암배추는 일반배추 보다 모종값이 훨씬 비싸요.

뿌리부분이 오렌지빛인게 항암배추야요.

글두...소금에 절일라고 반 자르니까

요렇게 노오란게 엄청 꼬시게 생겼네요.

요거 지난번에 수육 먹을때 쌈싸먹어봤는디

진짜 맛있더라구요.

소금에 절여놓고

김장양념 준비에 돌입.

육수를 끓이는 중입니당.ㅎㅎ

황태대가리, 멸치, 표고버섯, 파뿌리, 고추씨, 다시마, 디포리...

좌우지간 맛난 냄새가 진동허니께

온동네 고냥이들이 죄다 납셨네요.

육수 걸러내고 찹쌀을 넣고 찹쌀죽을 끓였어요.

육수를 걸러내고 황태대가리를 분배해줬더니

끙끙 신음소리 같은 소리를 내믄서 맛있게도 먹네요.

어미가 나타나믄 새끼는 눈치 보느라 못먹어서

구역을 나누어서 각자 자기들 몫을 먹으라고 했는디

요넘 냥이가 젤루 호들갑을 떨믄서 먹고 있네요.

처음보는 낯선 새끼고냥이가 몰래 숨어서 엿보구 있네요.

고냥이들의 잔칫날이 되얏구만요.

이날 대여섯 마리 못 보던 고냥이들이 납셨드랑게여.

사그라지는 불에 고구마를 구워서 먹는 재미에 빠져서

시컴탱이 솥단지 씻는 수고로움도 마다허고

요새 단재미가 났쓰요.

군고구마 날마다 꿔줄팅게

리모델링 헐적에 거실에 난로 하나 놔달라고 졸랐네요.

어스름 저녁이 되도록 아직 간이 덜 죽어서

고민끝에 그냥 놔두고 다음날 일찍 다시 와서 씻는걸로 ...

아침 일찍부터 김장양념 만들기 모드루다...

직접 가꾸어 수확헌 무우와 당근을 샐러드머신에 단숨에 요로코롬 뚝딱~!

참말루 요것이 빛나는 순간이랑게여.

쪽파랑 육수는 시골집에 두고 왔으니

부재료들만 대충 준비해서 갖고가믄 될것 같으요.

이른 아침에 펄펄 뛰는 싱싱헌 생새우를 사왔어요.

1kg에 15,000원이래여.

믹서에 넣고 갈아서 가지고 갈라구요.

갓과 미나리와 쪽파도 샀는데

우와~! 미나리 한 단에 7,000원이래여.

사실 우리같이 김장 쬐끔허는 집에서는 양이 너무 많은디

갓이며 미나리며 쪽파를 좀 적게 묶어서 팔믄 좋긋써라.

새우젓 대신 자하젓과 멸치액젓,갈치액젓,까나리액젓을 넣고

배와 청각을 곱게 갈아서 고춧가루를 불려서 가지고 갔어요.

배춧잎 사이사이로 낙엽들이 끼어있어서

배추 씻는데 여간 성가신게 아니었어요.

글두...참 뿌듯허구만요.

씻어서 건지니 소쿠리에 요만큼.

배추 물 빠지기를 지달리는 동안에

채소들을 준비하고

본격적인 김장모드로 들어갔지요.

마늘, 생강, 청각 갈은것,

오일스킬렛을 이용해서 만든 아껴둔 작년산

 아주 깔끔헌 최고급 매실청을 넣었지요.

올해는 처음으로 새우젓 대신 자하젓을 이용했구요

갈지액젓과 멸치액젓, 까나리액젓을 고루고루 섞어서 담갔어요.

전라도 김치는 숙성될수록 깊은 풍미가 있어서

찌개를 해도 맛이 깊고 좋아요.

열심히 울신랑과 둘이서 담갔더니

요만큼 나왔어요.

젤루 작은 통은 경종배추로 담근것인디 꼬숩기가 진짜 쨩입네당.ㅎㅎ

포기가 작아서 우리처럼 식구가 적은집은 한 끼니에 김치 한 쪽 꺼내믄 딱입니다.

새벽시장에서 생새우 살때 신선헌 생굴을 한 봉지에

2,000원 에누리해서 만 원에 주신다공...

막 담근 김장김치로 싸먹으라고 강권허시는 바람에 사왔는디

김장 뒷정리를 허는 사이에 울신랑께오서

매실액을 넣고 초고추장꺼징 맹글어서...

비록 씻어서 굴을 어처구니 읎게도 밥공기여다  담어왔지만ㅋㅋ

늦은 즘심으로 이렇게 한 상 차렸네요.

어찌나 맛나게 먹었던지

저녁은 안 먹어도 배불러요.

내일 절임배추가 도착허믄 2차로 본격적인 김장을 또 혀야니께

몸을 아껴야긋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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