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울시골집의 봄꽃잔치

꿈낭구 2019. 4. 18. 16:18


이메리스가 여행 다녀온 우리를 이렇게 반긴다.

양지바른 산당화 밑이라서

겨우내 냥이들의 쉼터가 되어

피해를 입지 않을까 염려스러웠는데

기우였다.

야생화의 강인함을 믿어줬어얀디...ㅎㅎ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모양이 참 독특한 아이다.

곤충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온갖 치장을 다 한듯...

이렇게 화려한 옷을 입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찾아오는 손님이 없단다.

나는 이메리스라 부르기 보다는

눈꽃이라고 부른다.

작고 사랑스러운 꽃송이들이 눈송이 처럼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 아이도 야생화인데

꽃이름을 까먹었당.

어디 메모해둔게 있을터인데...

꽃술이며 꽃잎이 정말 특이한 모습이다.


사과꽃이 귀엽고 이쁘다.

요게 활짝 피면 하얗고 가냘픈 꽃이 될테지.

세상이 궁금한 어린 꽃망울들이 참으로 사랑스럽다.

온통 냉이밭이다.

바람에 한들거리는 냉이꽃이 예뻐서

일부러 캐지않고 두었더니

텃밭까지 세를 더해가고 있다.

매실나무 아래

마음껏 피어나 내년 봄

다시 만나자구나.ㅎㅎ

냉이꽃 사이로 냥이들이 지나가면

눈이 내리듯 하얗게 냉이꽃이 떨어지는 모습이 재밌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파릇파릇 열심히 자라고있는 시금치와 상추들.

아직 어리지만

조만간 우리집 식탁을 초록초록하게 만들어 줄테지?

딸랑구 좋아하는 고수가

무거운 흙을 밀어내고 돋아나기 시작했다.

순전히 딸랑구를 위해 심었는데

원래 주인인 취나물을 밀쳐낼 기세로 자라고 있다.

아직 어려서인지 이 정도의 고수는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어서

쌈이나 쌀국수에도 듬뿍 넣어 먹을 수 있다.

배꽃이 절정을 맞고 있다.

과실을 기대하기 보다는

꽃을 즐기기 위해 심었던 배나무다.

배꽃 향기는 순백의 눈부신 이미지에 썩 어울리지 않는 향이다.

조팝나무가 목을 빼고 열심히도 꽃을 피웠다.

조팝이라는 이름보다는

싸리꽃이 더 어울리는 꽃이라서

우리는 여전히 우리맘대루 싸리꽃이라 부르지만

요걸루다 예쁜 화관을 만들어 쓰고

이른봄 즐거운 놀이를 하기 안성맞춤이다.

벌꿀향이 진동하는 봄꽃.

작약도 수선화도 백합도 올라오고

허브도 아주 열심히 올라오고 있다.

진달래는 이제 화려한 꽃잎이 시들어가는중.

히야신스가 꽃송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반쯤 누워있다.

탐스러운 꽃송이를 매단 줄기가 부러지지 않도록

작은 지팡이를 들려줘야겠다.

향기가 바람에 물씬물씬~~!

우리는 일본매자나무라고 부르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그렇게 우리맘대루 불러주는지라

얘들은 우리 목소리를 알아듣는것 같다.ㅎㅎ

잎이 자주빛으로 붉어서 빨강나무라고도 부르곤 했다.ㅋㅋ

커다란 라일락의 기세에 밀려

수형이 이상하게 자란게 안타깝지만

그래도 해마다 열심히 꽃을 피워 우리를 즐겁게 한다.

옮기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어

그냥 라일락과 사이좋게 자라라고 보살피는 중이다.

어느새 두릅이 이렇게 자랐다.

수정같은 물방울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하루하루 다르게 쑥쑥 자라는 두릅이 애틋하다.

냥1이와 냥2의 공존.

따로 줄때면 냥1이의 욕심으로 냥2가 제대로 먹질 못했는데

이렇게 주니 경쟁이라도 하는듯

아주 아작아작 씹는 소리가 경쾌하다.

가끔씩 서로 머리를 디밀며 은근히 경쟁을 하지만

냥1이의 앞발로 냥2를 밀어내듯 차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난다.

겁보 냥3이는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

절대로 곁을 주지않는 아이라서 제대로 얻어먹지 못해

야생성이 강하달까?

나무에 쪼르르르 올라가서는 입맛을 다시며 내려오기도 하고

아직 어려서 비행이 서툰 아기새를 노리는 모습이

냥3이 또한 어설프지만

작은 청개구리나 무스카리처럼 키가 작아서

낮게 핀 꽃을 찾아오는 벌 나비를 잡아보겠다고

앞발로 힘껏 채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우스운지 모른다.

아무래도 새끼를 기르고있는 냥1이에게 더 줘야겠지만

지난번 붙들려가서 중성화수술이라는

묘생 최대의 위기를 겪고

애교많고 장난끼 많던 냥2의 성격이 많이 달라진게 짠해서

더 마음이 쓰인다.

예전처럼 먼저 다가와서 장난을 걸거나

놀아달라고 떼쓰지도 않고

꼬리로 툭툭 치는 놀이도 하지 않는게 마음이 아프다.

사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게 우선일듯...

냥1이의 새끼인데도 냥3이는 처음부터 경계심이 많아

절대로 우리에게 곁을 주지않았다.

따라다니며 조르지도 않고

홀로 고독을 즐기면서도 왜 울시골집을 떠나지 않는지 모르겠다.

나무타기 선수라서 울집 감나무 대추나무 향나무는 껍질이 벗겨져

반지르르하다.

밥그릇에 먹이를 주니 뜻밖에도 사이좋게 먹고있다.

둘이서 먹기에는 밥그릇이 작은지라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해서 우습다.

바람이 불면 하얀 꽃비가 내릴테지..

눈부신 4월이 이렇게 지나고 있다.

과감히 단발을 해줬던 산당화는

꽃을 엄청 많이 피웠다.

사나운 가시가 있어서 섣불리 다가설 수 없는 꽃이다.

요 아래 꽃그늘이 냥이들의 낮잠 처소다.ㅎㅎ

파리똥이라고 우리 어릴적엔 그렇게 불렀드랬다.

보리밥나무도 조랑조랑 꽃을 매달았다.

종처럼 길게 매달린 연노란 꽃송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참 이쁘다.

오늘은 어디선가 날아온 새의 깃털과 수다를 떠는 모양이다.

바람에 실려온 깃털에게서

바깥 세상의 소식을 귀기울여 듣고 있는듯...

여기저기 시선을 잡아끄는 조팝나무가

장미원에도 자리잡더니 이렇게 탐스런 꽃을 피웠다.

그래. 꽃들은 함께 어울려 피는 모습도 좋지.

어우렁 더우렁 함께 사는 사람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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