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여름별궁에서의 즐거운 하루

꿈낭구 2019. 7. 12. 23:00


보리지가 요즘 우리를 즐겁게 하네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속씨식물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에

술과 음료에 넣어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하여 널리 사용했다지요?

이런 효능 때문에 '쾌활초'라고도 한다네요.


잎은 녹색 타원형으로 

 최대 24cm로 제법 큰 편이고 너비 10cm까지 자라며

아주 가는 털이 있어서 잎을 만지면 약간 아프답니다.

이렇게 큰 잎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소의 혀'라고 한답니다.

ㅎㅎ벌써 손님이 찾아왔구만요.

꽃은 이렇게 화사한 푸른색으로 별 모양이구요

마치 고개를 숙인 듯 청초해 보입니다.

꽃이 한꺼번에 피지 않고

시간 간격을 두고 차례로 피며

가을에 잎이 말라도 다음해에 새싹이 나오며

땅에 떨어진 씨앗에서도 다음해에 새싹이 나오기도 한다네요.

부드러운 잎은 독특한 오이향이 나서

샐러드나 생선요리와 닭요리 등에 이용하구요

잎과 꽃은 허브차로 이용되며 감기와 유행성 독감에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약초로도 사용되는데

습진이나 피부염, 피로회복, 해열, 이뇨 등에 효능이 있으며

잎을 따뜻한 물에 담근 습포약은 간과 방광 등의 염증을 치료하고

류머티즘이나 호흡기의 염증에도 치유력이 뛰어나답니다.

또 피부를 청결하게 하고 매끄럽게 유지하는 효능이 있어

입욕제와 화장품 등으로도 이용된다니

첫해이니 만큼 올 한 해 아주 공들여서 잘 키워야겠어요.

정원과 텃밭가꾸기에 푹 빠진 남푠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다 보니

며칠전 내린 비에 얼씨구나 세상을 만난 쇠비름을 뽑느라 여기 있었구만요.

장미원이 이제는 다른 꽃들에게 자리를 많이 내어주게 되어

좀 아쉽기는 한데

심고 싶은것은 많고 땅은 한정돼있으니...

제 키만큼이나 훌쩍 자란 장미의 매혹적인 향기에 절로 발길이 머뭅니다. 

작년에 엄청 맛있게 먹었던 미니사과가

올해는 주렁주렁 가지가 쳐질 정도로 많이 열렸네요.

바라만 봐도 군침이 나요.ㅎㅎ

이렇게 키가 자랄줄 모르고 심었는데

블랙초코베리라는 일종의 아로니아예요.

감나무 그늘이 져서 올해 열매가 많이 열리지 않았네요,

레드베리와 퍼플베리의 교배종이라던데

봐서 늦가을이나 내년 봄쯤에 적당한 자리를 물색해서

옮겨 심어줘얄것 같아요.

요것은 아로니아예요.

정작 그늘지라고 이곳에 심었는데

요건 키가 작달막한데다 가지들이 옆으로 뻗어서

세 그루를 나란히 심었더니 햇볕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 또한 시행착오.ㅋㅋ

햇볕이 불리한 아래쪽은 이제서야 발그레 익어가는 중인데

청개구리 한 마리가 아로니아 잎 위에 오똑허니 앉아있네요.

어찌나 쬐끄만지 제 엄지손톱 보다도 더 작아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음 여기 이러구 있는줄도 모르겠더라구요.

사진 찍는 소리에 깜놀했던지

엉겹결에 얘가 붉은 잎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이제서야 눈에 확 들어오네요.

넘넘 귀여워요.

몸집에 비해 커다란 왕방울눈이 어찌나 귀여운지요.

아기청개구리의 은밀한 시간을 방해한것 같아서 미안해집니다.

자세를 바꾸어 다른 놀이터를 향해 점프를 하려나봐요.

취나물 사이에 샐러리와 참나물이 있어서

표시나라고 작은 막가지를 꽂아두었는데

거기에 잠자리들이 놀이터를 꾸몄나봅니다.

올해 처음 만난 잠자리가 반가워서 인증샷을 찍었어요.

요즘 겨자채가 28점 무당벌레의 신혼여행지가 되었어요.

유난히 걔네들이 좋아하는 식물인가봅니다.

수많은 28점 무당벌레들이 짝짓기를 하며 혼인비행을 하는걸 노리는

거미의 전략 또한 만만치 않습니당.ㅎㅎ

무당벌레는 육식성이라서 진딧물을 잡아먹기에

우리에게는 익충이지만

28점 무당벌레는 초식성이라서 연한 식물의 잎과 줄기를 순식간에 초토화시켜서

요즘 농가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더니만

이상하게 올해는 이게 엄청 늘어나서

우리 인간의 입장에서 보믄 해충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잡아야해서 안 됐지만

짝짓기 후 알을 낳으면 감당키 어려울테니까 지금 손 쓰지 않음 안 된답니다.

제 비서노릇을 자청한 거미가 고맙구먼요.ㅋㅋ

요즘 냥3이는 수시로 장난끼가 발동해서

이 구역을 놀이터 삼아 숨바꼭질을 한다니깐요.

'나 찾아봐라' 냥2랑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있어요.

스피아민트와 애플민트 향기가 좋은가봐요.

남천이 요즘 하얗게 꽃을 피워

바람에 하얀 꽃잎들이 후루룩 떨어지는게 재미난지

이곳에서 노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그러다가 어미인 냥1이가 나타나니

이렇게 의자 아래 몸을 숨기고 또 장난을 청합니다.

엊그제 장미꽃잎으로 의자 위에 하트를 만들었는데

욘석들이 위에 올라가서 작품을 망쳐놨어요.

히히...우리 여기 숨은줄 엄마가 모르나벼.

우리 여기 있지~~~~롱!

ㅋㅋㅋ녀석들 장난꾸러기 같으니라구.

노환으로 요즘 시름시름 앓고 만사가 귀찮은 엄마 냥1이와 달리

냥2와 냥3이는 둘이서 이러구 어찌나 잼나게 노는지

얘네들 노는것만 봐도 얼마나 웃기는지 몰러요.

얘들은 한 번도 싸우는걸 보지 못했어요.

먹이도 함께 먹고 별별 재미난 놀이를 다 허믄서

울 여름별궁 터줏대감이 되어가고 있어요.

요즘 아로니아 잎이나 열매를 노리는 얌체가 출몰했어요.

바로 노린재예요.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잡으려면 발발거리며 재빨리 숨는

어린 노린재들을 잡는게 요즘 주요한 일거리랍니다.

아직 날쌘돌이 만큼 자라지 못해서 날아서 도망칠줄 모르니

지금 퇴치하지 않음 이 또한 큰 피해를 입게되니까요.

유기농 먹거리를 먹기 위해서는 이쯤의 수고로윰은

기꺼이 감당해야 하겠지요?

가지가 휘어지도록 많이 열렸어요.

아로니아는 다른 베리류에 비해 맛이 별로 없지만

우리 몸에 좋은 야생베리라서 우유에 갈아먹거나

잼 보다는 녹즙에 함께 넣어서 갈아먹기도 하고

샐러드에 넣어 먹기도 해요.

지금부터 수확기에 접어든 모양입니다.

미처 따지 않은 다 익은 열매가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해서

오늘은 검게 익은것들만 조금 땄어요.

아로니아는 익으면서 열매가 커지기 때문에

이렇게 한 송이에 여러개씩 달려있어도

검은 빛으로 익은 열매는 확실히 크기가 좀 더 커서

떫은 맛이 강한 덜 익은 아로니아가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잔 가지들을 젖혀가믄서 땄어요.

올해 첫 수확입니당.ㅎㅎ

바질밭이었던 이 구역에 보리지가 세들어 살믄서

왼방차지를 헐 기세구만

핫립세이지와 체리세이지도 그에 질세라 열심히 자라고 있고

그 와중에 올봄에 새로 사다 심은 체리도 한창 씩씩하게 자라는 중입니다.

아침이슬 머금은 모습이 넘 이뿌요잉.

날마다 꽃의 모습이 달라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는것도 재미나요.


꽃의 빛깔도 점점 달라져가고 있지요?

먼저 핀 꽃과 나중에 핀 꽃의 모습이 달라요.

벌과 나비들이 분주해지는 계절입니다.

벌써부터 발그레허니 익어가는걸 보니

이 사과는 이른 사과인가 봅니다.

하나 따서 먹어보니 제법 달콤한게 먹을만 합니다.ㅎㅎ

가지가 휘어지게 많이 열려서 커다란 지주를 사다가

이렇게 세워줬어요.

꽃집 아저씨께서 주신 댑싸리 모종을

작년에 심었었는데

올해는 씨가 떨어져서 여기저기 아주 몽실몽실 이쁘게 자라고 있어요.

이곳 또한 냥이들의 좋은 숨바꼭질 놀이터가 되곤 한답니다.ㅎㅎ

양배추와 적양배추가 온갖 시련을 견뎌내고

이제 결구가 시작되어 야물어가는 중입니다.

설마 이 속에 집 없는 달팽이인 민달팽이가 들앉어있는건 아닐테지요?

얘들 입장에서는 갑갑한 한냉사를 씌우는 대신

햇볕과 바람을 맘껏 누리도록 자연스럽게 두고

열심히 벌레들을 잡아준 결과물이랍니다.

꽃을 보기 위해서 작년에 심었던 도라지가 어찌하여 흰 꽃만 남았네여.

보랏빛 도라지꽃이 함께 어우러져야 더 이쁜디...히잉.

방울토마토는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요.

이것도 28점 무당벌레가 호시탐탐 공격을 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토마토 어린 잎이 망사가 되어버리는지라

땡볕에 우산을 쓰고 안전지킴이 노릇을 해서 얻어낸

귀한 결과물이랍니다.

마트표 방울이와는 차원이 다른

정말정말 맛있는 방울토마토야요.

울집 먹거리들중 비교적 손 많이 안 가는 일등공신인

 비트와 대파와 아스파라가스 구역입니당.

봄부터 계속 피고지는 우단동자가 함께 어우러진 텃밭이지요.

참으로 벌레들의 피해가 큰 브로콜리 입니다.

이만큼 자라기 위해서는 얼마나 애벌레들한테 시달려야 하는지

정말 응큼허게 숨어서 야곰야곰 순식간에 갉아먹는

배추흰나비 애벌레들을 잡느라

애를 썼나 몰러요.

그래서 요거 먹을때마다 마트표 탐스러운 브로콜리가

이제는 부럽지가 않아요.

거미는 고마운 생물이지요.

거미줄에 걸린 아침이슬은 보석처럼 아름다워요.ㅎㅎ

아스파라가스도 작년에 씨가 떨어져서 엄청 늘어났어요.

아직 어린 아스파라가스 사이로 아삭이 고추를 심었는데

셋방살이 설움이 제법 큰가 봅니다.ㅋㅋ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이에

어느새 노각이 되어버린 오이.

이걸 키우느라 조선오이가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오이밭 속에서 고들빼기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구만요.

오이가 기를 쓰고 세를 넓혀가고 있어서

말려줘야겠어요.

요즘엔 며칠 사이에 요만헌 오이가 금세 커버려서

자주 들춰봐야 해요.

가시 송송헌 오이를 따서 장갑 낀 손으로 쓰윽 문질러서

와작와작 먹음 갈증이 사라지거든요.

오늘은 바질을 좀 따왔어요.

뭐니뭐니해도 허브중 으뜸은 바질이 아닌가 싶어요.

스피아민트와 페퍼민트에 나비들이 분주합니다.

이 핫립세이지는 올해는 어찌하여 흰옷을 입고 나오는지 몰긋네여.

더러 어여쁜 빨간 치마 끝단을 보여주는 꽃송이도 있지만

일조량이 부족한걸까 궁금하네여.

벌개미취도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했어요.

앞 뜨락에는 이렇게 여러가지 꽃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자연스럽게 지내고 있어요.

둘이서 가꾸기엔 실력이 모자란탓에

텃밭을 살피다 보면 금세 앞뜰은 이렇게 무성해지고

나무들 이쁘게 다듬노라 허믄

텃밭은 금세 벌레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ㅎㅎ쉽지 않지만 글두...넘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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