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

텃밭 채소로 만든 싱싱샐러드

꿈낭구 2019. 7. 16. 19:22


오늘 아침 울집은 빵식!

모처럼 큼지막헌 샐러드볼이 그릇장 속에서 나왔구만요.

오늘은 각자가 아닌 함께 먹는 샐러드야요.

이 샐러드로 말헐것 같으믄~~

여름별궁 출신 오이들인디

미처 발견허지 못헌 사이에 노각이 되야뿐진

저 노리끼리헌 오이며

청주오이라고 귀헌 종자를 얻어다가

올봄에 첨으로 심어봤는디

일반적으로 마트에서나 시장에서 보던 조선오이하고는

생김새가 좀 다릅니다.

일단 키가 작고 짜리몽땅.

그리고 가시오이와 조선오이 모종으로 사다 심은것들인디

얘들 따다가 먹기가 겁나 바뿌요잉.

더러 이웃과 나눔도 헙네당.

이 구역에는 케일과 양배추와 적양배추와

브로콜리와 샐러리가 자라고 있지요.

갈때마다 땡볕에 우산 쓰구서뤼 벌레를 잡아주며

완죤 유기농으로 가꾸고 있구만요.

배추흰나비들이 가장 눈독 들이는 코너라서

한냉사를 씌워줄라고 이곳에 모아 심었었는디

올봄부터 여행 댕기느라 때를 놓쳐서뤼...

깝깝헌 한냉사 속에서 자라는것 보담

비바람, 따가운 햇살꺼징 온전허니 받고 자라는게

더 좋지않을까 싶기도 허구요.

실은...벌레들과 반씩 나눠묵을 심산였는디

벌레들이 혀도 너무 헝만유.

하루만에 거대헌 케일잎을 망사로 맹글어뿐진당게여.

방울이가 따먹기 바쁘게 열심히 익어가고 있어요.

곁순 잘라주믄서 야무지게 키워볼라고 혔는디

워디 내다 팔것두 아닌디 상품성 운운헐것 뭐있냐공

즈그덜도 다 살긋다고 나오는걸 뭣허러 따주고 잘라줘감서

시티레쑤를 주냠서

남푠은 걍 자연시럽게 자라게 냅두자는 주의라서

요렇게 정신사납게 생겼쓰요.

그치만 맛에 있어서는 두 말 허믄 숨가쁘지라잉.ㅋㅋ

요것도 28점 무당벌레들을 수시로 잡아주느라 월매나 애를 썼다구요.

이 토마토 아래서 보초를 서다보믄

울딸랑구 가졌을때 극심헌 입덧으로 속이 울렁거려서

그 당시에 한겨울에 그 비싼 방울이를 백화점서 사갖고 온

남푠 앞에서 방울이 즙만 쏘옥 빨아묵고 죄다

남겨둔걸 보구서 아깝다공 남푠이 먹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

웃음이 났쓰요.

그땐 이 토마토 냄새가 메스꺼운 속을 진정시켜주어

얼마나 좋았나 몰러요.

벌레 잡느라고 토마토 줄기를 살짝만 건드려도

그 특유의 매혹적인 알싸허믄서도 개운헌듯헌 향기가 그렇게나 좋은걸 보믄

그 시절 엄청 유난헌 입덧이었던 모냥입니다.

이것이 뭘까요?

입덧으로 고생헐적에 난데읎이 어릴적에 먹었던 단수수가 떠올랐어요.

요것이 바로 그 시절 그렇게도 먹고 싶어서

눈 앞에 한사코 어른거리던 단수수야요.

어디가서 그것을 구헐것여라.

워째 하필 어디에도 읎는것을 찾느냐며 안타까워 하던 남푠의 모습이 생각납니당.ㅎㅎ

몇 해 전에 울큰형님네서 우연히 요 단수수가 사다 심은 모종에 따라와서

형님 덕분에 꿀맛같은 단수수를 해마다 이케 심어서 먹게 되얏답니당.

요즘 아이들은 이런거 알 턱이 읎는디

울딸랑구는 태중에서 못먹은게 한이 됐는지

그렇게나 맛나게 단수수를 먹는당게여.

그랴서 해마다 심어요.

올해 츰으로 심어본 적양배추가

온갖 시련을 다 젼뎌내고 이렇게 탐스럽게 자랐어요.

그랴서 오늘 요거 첫 수확을 헐라구요.

브로콜리 처럼 벌레가 좋아허는게 읎는거 같으요.

케일 보다도 더 애벌레들이 사랑헌당게여.

눈 부릅뜨고 세로로 잎맥맹키로 위장허고

야곰야곰 잎을 갉아묵는 고 녀석들을 처단허느라고

무진 애를 써서 요만이나 허구만요.

작년까지만 해도 브로콜리는 한 번 잘라서 먹음 끝인줄 알고

뽑아냈다는거 아뉴.ㅠㅠㅠ

올해는 탐스런 송이를 잘라다 먹고 나믄

곁에서 또 잎이 나오고 이렇게 꽃송이 같은 브로콜리들이 자라는게

넘나 신기허고 고마운거 있쥬.

시상천지 이케나 싱싱헌 적양배추를 보신적이 있어라?

하얀 분이 눈부신 이런 모습은

지가 직접 가꾸니께 볼 수 있었구만요.

어찌나 야무지게 결구가 되얏던지

엉큼헌 민달팽이도 속으로 까지는 침범을 못허고

겉잎 틈바구니서 꼽싸리 껴서 울아파트꺼징 따라왔드랑게여.

에효~!! 민달팽이는 증말 싫어용.

겉잎 따내고 보니 넘 곱구 이뻐요.

속살이 증말 환상 아닌가여?

겉잎은 버리기 아까워서 녹즙에 넣어 먹으려고 따로 챙겨놨어요.

물방울이 또르르르~~~~

매혹적인 적양배추에 마음을 온통 빼앗겼네여.


상추와 케일과 바질까지...

여름별궁에 다녀오믄 저의 일거리가 자꾸만 늘어갑니당.

다듬고 씻고 갈무리허기꺼징...

오이와 토마토와 케일, 적양배추, 아로니아. 샐러리...

죄다 넣어서 만든 샐러드와 녹즙여다가

모닝빵 두 개씩.

정말이지 아주 훌륭헌 아침식사였네요.

직접 가꾼 채소들로 가득 채운 식탁 앞에서 뿌듯혔구만요.

'샐러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아침은 이렇게  (0) 2019.08.03
텃밭채소로 만든 건강샐러드  (0) 2019.07.18
오늘 아침 가벼운 식사  (0) 2019.07.10
게으름 피우고 싶은 날의 아침식사  (0) 2019.04.18
봄을 한가득 담은 꽃샐러드  (0) 2019.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