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백일홍 꽃잔치

꿈낭구 2019. 10. 10. 16:07


지난 늦은 봄에 지인으로부터 백일홍 모종을 얻어다

여름별궁 이곳저곳에 심었는데

한참이나 몸살을 하다가 겨우 꽃을 피웠는데

난쟁이 똥자루 같은 작은 키에 걸맞게 꽃은 엄지손톰만 했다.

품종이 원래 그런가 하고 일부러 쪼그리고 앉아 눈을 맞추지 않으면

거기 꽃이 있나 싶었드랬는데

여름이 지나면서부터 키가 훌쩍 자라더니만

이렇게 탐스런 꽃을 피웠다.

다홍색의 백일홍은 화사함의 극치.

얘는 보다 아름답게 치장을 하는 중인가?

노란색의 혀 모양의 꽃(설상화)에

가운데의 관모양의 꽃인 관상화도 노란색이라서

얘는 상대적으로 곤충을 불러들이기에 불리하지 않을까?

오호~!!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백일홍꽃은 신비롭다.

갈라진 실 모양은 설상화 암술

잎은 대부분 두 개로 마주나기이며

줄기에는 살짝 털이 있다.

꽃송이 하나하나 마다 신비롭기 그지없다.

백일 동안 피어서 백일홍이 아니라

피고 지며 백일 동안 꽃을 볼 수 있다하여 백일홍이다.

수술은 꽃잎이 무슨 색이든지

눈에 잘 띄는 노란색이다.

다섯 갈래로 갈라져 나와

동그랗게 암술 가장자리에 핀다.

날마다 관찰하며 꽃의 모습을 담아두면 좋을텐데...

꽃들은 꽃술을 통해

말하고 사랑한다.

꽃술을 통해 수정을 해야 하는 꽃은

최대한 화려하고 아름답게 꽃술을 치장한다.

이제 피어나기 시작하는 욘석의 야무진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귀엽고 사랑스러워 웃음이 절로 난다.

꽃말은 인연이라 했던가?

너희들과 이렇게 인연을 맺었으니

우리 오래오래 함께 살자꾸나.

꽃씨를 잘 갈무리해서 내년 봄엔 아주 많이 심어야지...

국화꽃의 전형적인 모습인 두상화서로

백일홍은 국화과 식물이다.

하나 하나 어여쁘지 않은 꽃이 없다.

벌 나비가 다녀갔는지 꽃가루가 여기저기 묻어있다.

오래오래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신비로운 꽃들의 향연

가을 햇살 아래 맘껏 기지개를 켜는 모습같다.

꽃들은 벌 나비들과 뿐만 아니라

햇빛과 바람과 또 다른 꽃들과도 교감을 하는거겠지?

아... 이 모습은...

시들어가는 꽃을 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처음 해보았다.

나도 내 생을 마감할때까지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열매맺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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