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꽃놀이

꿈낭구 2020. 2. 28. 10:15


시클라멘의 생명력은 참으로 놀라워요.

해마다 꽃이 지고나면 베란다 구석진곳에서

제대로 눈길도 못받고 어쩌다 물 한 모금씩 얻어마시면서도

용케 목숨을 부지하고

겨울철 차가운 공기에서도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부지런한 꽃이랍니다.

꽃망울이 생겨나고 꽃문이 열리기까지

참 기특하기도 하여

거실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 창가에 뫼셔두었더니

이렇게 화사한 꽃으로 겨우내 즐겁게 해주더이다.

꽃모양도 어여쁘지만 잎도 참 이뻐요.

다양한 색깔의 꽃을 더 구해다 놓을까봐요.

한 켠에서 세들어서 지내는 미나리도 푸르름을 마구마구 뽐내고 있네요.

베란다 텃밭인 작은 네모꽃박스에서 꽃을 피운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요?

코딱지 만큼 작고 작은 꽃들이

오밀조밀 모여서 피어있어요.

잎을 살짝 공개하자면

이렇게~~~

울딸랑구 오기만을 목 길게 빼고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바로 고수지요.

고수 두 포기를 떠다 옮겨 심었는데

그 중 하나가 무럭무럭 자라더니 꽃을 피웠어요.

샐러리가 원래 터줏대감이었는데

고수에게 밀리는 형국입니다.

이국적인 향기로

호 불호가 많이 갈리는 향신채이기도 하지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열심히 꽃을 피웠을까요?

꽃대가 올라올때부터

안스러워서 자르지 못하고 그대로 두었더니

이렇게 화사하고 앙증맞은 꽃으로 화답을 하네요.

치커리는 연두연두...

덕분에 연한 어린잎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쌉싸레한 맛이 없거든요.

매일 조금씩 신선하게 샐러드에 넣어 먹고 있어요.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생강나무꽃차가 생각났어요.

작년에 만들어서 갈무리해둔 꽃차랍니다.

따뜻한 생강나무 꽃차가 은은한 빛깔로 잘 우러났어요.

향기가 어찌나 좋은지 자꾸만 마시고 싶어진다는...ㅎㅎ

김유정의 동백꽃 소설속의 주인공과 점순이가

닭싸움으로 인해 얼크러진 상황이 떠오르면서

비실비실 웃음이 납니당.

생강나무의 잎눈은 뾰족하고

꽃눈은 아래의 가지에 있는것 처럼 동그랗지요.

생강나무와 산수유는 꽃은 비슷하지만

향기 만으로도 금세 구별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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