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클라멘

꿈낭구 2020. 6. 11. 06:12

 

시클라멘 씨앗을 받았다.

지난 이른 봄부터 줄기차게 꽃을 피우던 시클라멘이다.

 

아직까지도 꽃이 피고 지고...

처음에는 날마다 이 꽃들과 눈을 맞추며

가슴이 설레기도 했었는데

 

다른 꽃들과  확연히 다르다는듯

고고한 자태를 뽐내던 하얀색 시클라멘도

계속해서 피고 지기를 거듭하니

매일 물주기하며 눈인사를 할까

이제는 그냥 식구처럼

언제나 거기 있는 그래서 항상 잘 있거니 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근처의 화분에서 놀랍게도

심지도 않았는데

올망졸망 시클라멘이 자라고 있었다.

그제서야...

 

자세히 화분을 들여다보다가 잎을 들춰보니

놀랍게도 이렇게 아리따운 꽃씨 가득 담긴 꽃같은 씨방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런 상태의 씨앗은 많이 보아왔던 터라

무심히 시들어 보이면

꽃이 지고 이런 모습으로 있다가

마르면 따내곤 했었는데...

 

아직도 계속해서 꽃이 피고 지기에

그것만 신통해라 하며 즐거워했었다.

 

단지 여러가지 색깔의 꽃들을 모아서 한 곳에 심으면

보기에

도 좋고 관리하기에도 편할것 같아서

이 꽃들이 지면 옮겨심어야지 했었다.

 

창가에 둔 화분에서 바람에 흔들려 떨어져 내린 씨앗들이 있었다.

씨방을 건드리니 우수수 작은 씨앗들이 떨어져내렸다.

너무나 미안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고마웠다.

곁에 있는 다육이도 꽃이 피어 옮겨둔것인데

그제서야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뿔싸~! 진딧물이...

얘들아 미안하다.

얼른 치료해줄게.

얼마나 힘들었니?

꽃만 즐길줄 알았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던 게으름과

아니...무관심을 용서해다오.

이제부터는 돋보기를 쓰고 자세히 들여다보며

화초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가랑고에도 이제서야 이웃의 고충을 알아차린 무심한 주인을 보고

방긋방긋 웃는것 같다.

식물은 움직여 이동할 수 없고

가렵고 아파도 호소할 수 없으니

이제부터라도 물만 주는게 아니라

속속들이 살피며 세심히 보살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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