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목나무

꿈낭구 2020. 7. 7. 02:22

언제봐도 신기하기만 한 회목나무가 꽃을 피웠다네.

백두대간의 숲에 자생하는 갈잎떨기나무로

노박덩굴과 사철나무속으로

처음 이 꽃을 보면서 너무 신기해서

돌연변이인줄 알았었다.

지리산 만복대에서 회목나무를 만났다고

올해도 이 꽃을 만나려고 산에 오른 지인이 찍은 사진이다.

예전같음 당장에라도 배낭을 꾸려 나설터인데

아직 등산은 꿈도 못꾸는 형편인지라

한없이 아쉬운 마음으로 

눈 앞에 펼쳐진 사진속의 능선들을 눈으로 따라 걸어본다.

영영 오르지 못할 수도 있겠지...

장마철이 되면서 점점 수술한 다리가 뻑뻑하고 무거워서

울적해지기까지 하는데

내년에는 직접 눈으로 만날 수 있으려나?

이 꽃을 만나러 해마다 요맘때면 산을 오른다는 지인은

6월 하순의 만복대에서 만난 이 회목나무꽃을 꽃단추라 표현한다.

아끼는 윗도리 앞섶에 달고 싶다며...

나는 귀걸이로 걸고 싶었는뎅...ㅎㅎ

갖고 있는 책을 통해 더 상세하게 알아보기로 했다.

어린 가지는 녹색이고

사마귀같이 검은 껍질눈이 발달한다.

잎몸은 타원형이며 잎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붉은 꽃이 1~3송이씩 잎에 붙은 듯 취산꽃차례로 달린다.

주로 높은 산에서 만날 수 있단다.

몇 해 전에 이 꽃을 보고 하도 신기해서 보고 또 보며

들여다보던 생각이 난다.

마주난 잎 위로 꽃단장을 한듯 어여쁘다.

요 꽃을 따서 귀에 걸믄 멋진 귀걸이가 될것 같다.ㅎㅎ

납작한 꽃의 꽃잎은 네 장으로 그다지 화려하지도 않은 빛깔이지만

노오란 수술과 가운데 흐릿허니 존재감이 그닥 없는 암술로 이루어졌다.

잎의 주맥을 따라서 길다랗게 꽃자루를 내밀어 그 끝에서 

작은 꽃자루를 내밀어서 꽃을 피운다네.

신기하게도 이 꽃은 잎을 침대삼아 누워서 하늘바라기로 핀다.

가을이면 꽃단추가 이렇게 변신을 하여 멋진 옷으로 갈아입는다.

 

열매는 납작하고 방 네 개로 나뉘며

붉은색으로 익는데 까만 씨앗이 보석같이 이쁘다.

 오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니

더디 자란다지만 이 씨앗을 심어볼까나 싶다가도

아서라...높은 산자락도 아닌데 공연히

적응하기도 쉽지않은곳으로 얘들의 삶의 터전을

바꾸는것은 욕심이다.

분재용으로 판매도 한다지만

애당초 나무에게는 고문이나 다름없어 보이는 분재에는

당췌 애처롭단 생각만 들기에 깨끗이 부질없는 생각은

버리기로 마음을 고쳐 먹는다.

혹여 영영 만날 수 없다 해도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해마다 만날 수 있을테니

헛된 욕심은 털어버리기로 한다.

그것이 내가 나무를 사랑한다는 나무에 대한 예의이자 고백이므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가을날  (0) 2020.10.29
바야흐로 국화의 계절  (0) 2020.10.21
관음죽 꽃이 피려나봐요  (0) 2020.07.02
시클라멘  (0) 2020.06.11
베란다 꽃놀이  (0) 20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