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인형 떠나보내기 전

꿈낭구 2020. 6. 3. 19:54

조카가 내일 드디어 귀국을 한단다.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장거리 비행이 순조롭고 안전해야 될텐데...

조카가 어린 시절에 가지고 놀던 인형을

울딸랑구한테 물려준 것들인데

이제 조카의 어린 딸에게 보내줄까 한다.

그래서 목욕을 시켜서 햇볕에서 보송보송하게 말리는 중이다.

울딸랑구가 무지무지 아끼고 사랑하던 김고양이다.

아이의 애착인형이라서 고이고이 간직해둔 인형인데

털도 꼬질꼬질하고 칠도 벗겨져서 우습지만

아이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였다.

막상 보내려니 마음 한 켠이 서운한데

딸아이는 더 하겠지?

이 인형에는 조카 역시 특별한 사연이 있다했으니

엄마가 가지고 놀던 인형을

대를 물려 아기가 가지고 노는것도 특별하지 않은가...

이 원숭이 인형은 원래 울언니한테서 온 인형인데

내가 시집올때 가져와서 여태 함께한 인형이다.

둘이서 이렇게 부둥켜안고 있지만

때로 마음이 섭섭하거나 속상할때면

끌어안은 손을 풀어놓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었다.ㅎㅎ

너무나 더운 여름날에도 가끔 손을 풀어놓기도 했었는뎅...

아주 작은 사자인형도 깨끗이 목욕시켜서

바깥세상 구경을 시키는 중.

 

털옷이 마르는 동안만 서로 떨어져있으라 했는데

토라진건지 까마득한 땅 아래가 겁이 나는건지...ㅋㅋ

집게에 물린 귀가 아플거라며 딸랑구는

어릴적에도 학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매달린 인형들을 보면

몹시 안타까워하곤 했더랬다.

모쪼록 새로운 주인을 만나 서로가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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