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꽃놀이2

꿈낭구 2020. 6. 24. 04:29

달콤한 향기가 가득한 치자꽃이 한창이다.

장마철이 다가왔다는 신호라는걸

금세 알 수 있다.

이렇게 청초한 치자꽃을 맘껏 즐기지 못하는게 늘 아쉬웠었다.

장마와 함께 꽃이 피기 시작하니

비에 흠뻑 젖은 이 가냘픈 꽃들이 애처롭기까지 했었다.

오늘은 자세히 들여다보며 눈을 맞추고 놀았다.

꽃가루가 흩어져있는게

일찌감치 중매쟁이가 다녀간듯...

지난 겨울에 동해를 입을까봐

왕겨를 덮어주고 것도 모자라

비닐옷을 입혀준 지극정성이 고마웠던지

올해는 유난히 꽃도 많이 피고 훌쩍 자랐다.

텃밭 꽈리고추 심은 자리에서

심지도 않은 왠게 이렇게 세들어 살고 있다.

덩굴이 고추를 휘감으면 어쩐다지?

자세히 들여다보니 참외 같기도 하고...

아마도 작년 언젠가 참외씨가 떨어졌던 모양이다.

이렇게 꽃을 피웠으니 더불어 지내도록 교통정리를 해줘얄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추희자두.

올해엔 과연 몇 개나 먹을 수 있으려나?

자두나무는 약을 여러 번 해야지 먹을 수 있다는데

작년처럼 한 개도 제대로 못먹고 군침만 삼키다 끝나는것은 아닌지...

대추꽃이 자잘자잘 피었다.

달디단 왕대추가 기대되는데

나 보다 먼저 넘보는 녀석들이 있다.

쑥갓은 몇 번 먹어보지도 못했는데

벌써 꽃을 피웠다.

꽃가루 범벅인 꽃송이를 보니 

조금전에 귀한 손님이 다녀가신듯...

이렇게 우아한 꽃의 주인공은?

아욱꽃이다.

정말 작고 앙증맞은 꽃인데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박꽃처럼 청초하다.

엊그제 아욱을 뜯어다 된장 넣어 국을 끓였었는데...

상추도 작고 귀여운 꽃이 한창이다.

방긋방긋 웃는것 같아 사랑스럽다.

아로니아가 너도나도 해바라기를 하느라

목을 길게 빼고 있는 모습이 참 이쁘다.

오이꽃도 부지런을 떨고 있다.

엊그제 작고 귀여운 가시오이를 두 개 따먹었는뎅...

그물망이라도 쳐줘얄텐데...

잘라낸 배나무가 아직 나 살아있노라며

무성한 가지를 드리우고 있는데

거기 타고 올라가면 좋으련만...

가시오이 답게 수많은 가시들이 

나 가시오입네...ㅎㅎ

언뜻 보면 송충이인줄 알겠다. ㅎㅎ

오이의 덩굴손이 예술이다.

가지꽃도 활짝 피었다.

얼마전애 가지 이쁜거 두 개 첫수확했는데...

무당벌레들이 잎을 벌써 망사로 만들어놓았네.

28점 무당벌레의 소행이렷다.

'울시골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20.06.30
풍뎅이 관찰기록물  (0) 2020.06.25
냥이들  (0) 2020.06.24
백일홍과 꽃놀이  (0) 2020.06.24
오월 하순의 나른한 별궁  (0) 2020.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