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꽃·띠 열 야덜 울애기가 드댜~~
ㅎㅎㅎ 오늘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서를 받았다.
뿌듯하면서도 기분이 묘하다.
이렇게 나에게로 와서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물 속에서 살았지.
그 속에는 엄마가 숨쉰 공기와 숨소리와
엄마의 몸이 연주하는 음악이 있고
네가 먹는 온갖 자양분과 정서가 들어있었단다.~~
신생아 시절의 앨범에 꽂힌 이 사진이 떠올라 간만에 앨범을 들춰보았다.
여름아기로 내 품에 안긴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요만큼이나 자라
이제 한 몫을 감당할 나이에 이르렀다니...
얼마전부터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친구들을 부러워하더니만
엊그제 생일이 지나 드댜~~
특별한 거니까 사진을 찍어얀다고 호들갑을 떨지는 않을까?
아...그런데 요녀석 며칠전에 긴 머리를 싹둑 잘랐었다.
영락없는 중딩의 모습같구마는...
2학기 들어서 중대결심이라도 한 것인지 갑자기 치렁치렁 긴 머리를
사내녀석처럼 짧게 잘랐으니
이 선머슴아 같은 모습을 주민등록증에 넣고
앞으로 얼마를 지내게 생겼다.
네가 우리에게로 온 후로
이처럼 밝은 웃음을 선사하는 널 바라보는 우리에게는
매일매일이 기쁨이고 감사였었지...
호기심 왕성한 개구장이 너로 인해
가슴 조마조마했던 날들도 있었는데...
네 맑은 웃음소리로 엄마와 아빠는
세상의 온갖 것들을 다 가진 자 보다
훨씬 행복했었노라고...
세상 모든것이 궁금하기만 하던 이 시절에도
예쁘게 자라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에도
듬성 듬성 빠진 이로
발음이 부정확하던 이 즈음에도 널 바라보는 엄마와 아빠는
매일 매일이 기쁨과 감사였다.
어느새 자라 첫 해외 나들이를 하고...
이렇게 해맑은 모습으로 인해
아름답고 찬란한 사랑을 배우게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이제 꿈을 마음껏 펼치며
딸아 ~!
바야흐로 네 앞에 펼쳐진 왕꽃띠 열야덜을 보석처럼 아름답게 장식하려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