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여름별궁에는

꿈낭구 2020. 7. 29. 04:16

2020년 7월 25일  토요일

오늘은 모처럼 해가 떠서 여름별궁 제초작업도 할 겸

휴가로 서울에서 호캉스 갔다가 돌아오는 딸랑구

픽업도 할 겸 갔다.

주방의 씽크대 설비공사를 하고 있어서

장맛비로 정글이 되어버린 텃밭의 풀을 뽑는데

이른 사과였던지 사과가 벌써 이렇게 발그레하게 익어가고 있다.

냥2는 건축자재 위에서 뒹굴고 

바닥을 앞발로 긁어대며 놀더니 잠을 자고

젖어있는 잔디 보다는 이 고무매트 위가 보송보송해서 좋은지

냥1이도 누워보더니

좌로 굴러 우로 구르며 온갖 아양을 떨고

냥3이는 홀로 독무대에서 그림처럼 앉아있다.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다소곳하게 앉아

사진찍는걸 의식하고 모델놀이중.

벌개미취가 초록이 무성한 앞뜨락을 화사하게 수놓고 있다.

약을 안 해서 단내를 맡은 개미들이 사과를 집중공략하고 있기에

익은걸루다 서너 개 따왔다.

사과나무를 휘감고 올라가는 인디안감자 때문에

덩굴을 제거하려니 꽃이 한창이다.

흡사 칡꽃 같은데 색깔이 아주 세련된게 여간 이쁜게 아니다.

더구나 향기까지 좋아서 우선은 꽃이 질 때까지

조금 기다려주기로 했다.

인디언감자가 어찌하여 이 사과나무 아래에서 자라고 있는지...

아주 여러 해 전에 주말농장에 인디언 감자를 심은적이 있었는데

여기까지 어떻게 따라왔는지 몰긋다.

이쁘기도 하지만 향기도 좋아서

차로 만들면 좋은데 아무래도 해야할 일이 많으니

조금 한가해지면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

심지도 않았는데 싹이 트고 저 혼자 자라서 꽃을 피우더니

어느새 이렇게 참외가 열렸다.

덩굴이 무성하더니 참외가 한두 개 열린게 아니다.

참외에게 폭신한 짚방석이라도 만들어줘야긋다.

잎과 꽃이 만날 수 없어서 애달픈 상사화가 피었다.

꽃봉오리들이 자기들도 봐달라고 아우성이다.ㅎㅎ

이른 봄에 잎이 나와 여름이 되면서 흔적없이 사라졌다가

이렇게 우아한 빛깔로 짠~! 하고 피어나는 상사화다.

어느새 아로니아도 이렇게 익어가고 있다.

이렇게 많이 열리는줄 알았으면 네 그루씩이나

사다가 심지는 않았을텐데...

게다가 건강에는 좋다지만

솔직히 맛은 너무 아니다.

익으면서 크기 때문에 한꺼번에 수확하려면 

한참 더 있어얄것 같다.

노린재들이 이 아로니아에서 신바람이 났다.

초장에 처치하지 않으면 노린재 세상이 될텐데...

약을 전혀 하지 않으니 그것들이 더 잘 안다.

냥3이는 여전히 감나무에 오르내리며 노는것을 좋아한다.

단감나무 아래에 시들어가는 우단동자 자른것을

거름되라고 주변에 놓아줬더니

냥2가 폭신한 침대 삼아 즐겨 눕방이다.

놀아달라고 비비대며 야옹거리더니

삐졌는지 다시 공사자재 위로 자리를 옮겨 이러구 있다.

냥3이는 언제나 호기심이 왕성하다.

서열 3위이지만 셋 중에서 가장 민첩하고 

야생성이 뛰어나다.

한참때까지 제법 까칠하게 굴더니

요즘에는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 모양이다.

수시로 다가와서 부비적댄다.

어미인 냥1이는 이제 할머니가 되어

 윤기나던 털도 초라해지고 뼈가 앙상하다.

아마도 먹이활동도 제대로 못하는듯...

요즘에는 냥2한테 밀린 모양인지

눈치를 많이 보는것 같다.

작년까지만 해도 서열 1위로 새끼인 냥2와 냥3이가

어미 밥 먹을땐 저만치 떨어져서 순서를 기다리곤 했었는데

요즘엔 거꾸로 되어 냥2가 먹을때면 머리를 디밀지 못한다.

한꺼번에 다 따면 아쉬울것 같아서

세 개씩만 따기로 했다.

사과나무가 무척 성가실것 같은데

아무래도 인디언감자 꽃으로 차를 만들어얄것 같다.

그래야 내년을 위해 사과나무가 힘을 비축해얄것 아니긋나.

개미들에게 시달림을 당하는 사과 두 개와

제법 야무지게 자란 사과 두 개를 따왔는데

씻으려고 물에 담갔더니 커다란 개미들이 이 구멍속에서

이게 왠 재난이냐 하면서 떼 지어 탈출하여

물 속에서 허우적대기에 섣불리 처리했다가는

우리집도 개미굴이 될까봐 밖으로 물고 함께 버렸다.

어찌 알고 그것들도 잘 익은 것들만 용케 골라서 공략을 한다.

방울토마토 수확한것 한 줌과 사과를 시식해보기로 했다.

유기농사과이니 마음놓고 껍질째로 먹을 수 있다.

방울토마토의 탱글탱글함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려나...

사과에 꿀이 박힌게 여간 달고 맛난게 아니다.

사먹는 사과하고는 비교가 안 되게 맛있다.

내년에는 거름을 더 많이 넣어주고

인디안감자한테 시달리지 않게 해줘서

이렇게 맛있는 사과를 실컷 먹어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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