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여름날의 꽃놀이

꿈낭구 2020. 7. 29. 06:00

2020년 7월 27일 월요일

주말에 텃밭의 제초작업에 이어

오늘은 앞마당 잔디도 깎고

정원의 나무들도 다듬어주고 잡초도 뽑아주기로 했씀다.

그런데 자목련을 휘감고 꼭대기까지 올라간 박주가리 덩굴을

혼자서는 감당이 안 돼서 남푠과 둘이서 힘을 합쳐

영차 영차 잡아당기는데도 줄기가 작은 밧줄 만큼이나 굵어져

자칫하다가는 목련의 가지가 부러지게 생겼쓰요.

살살 달래가면서 중간중간 덩굴을 잘라내고서야

박주가리 덩굴 감옥으로부터 자목련을 구해낼 수 있었답니다

줄기를 잡아당겨서 끌어내리고 보니

이렇게 솜털이 보송보송한 박주가리꽃들이 한창입니다.

꽃에서는 향기도 솔솔 나서 버리긴 아깝네요.

그래서 일하다 말고 잘라낸 덩굴로 이렇게 화관을 만들어서

벽에 걸어두었어요.

잘려진 줄기에서는 하얀 진액이 흘러나오네요.

코로나 때문에 올해는 아무래도 수업이 연말까지도 어려울것 같아서

3월부터 중단되어 이런 꽃놀이를 하다보니

어르신들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따가운 햇살에 잎은 금세 시들고 있는데도

꽃은 여전히 예쁘네요.

자세히 들여다보며 혼자 놀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네요.

박주가리 씨앗에 소원을 담아 후~날리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누군가의 소원이 담긴 씨앗이 어딘가로부터 

울집 뜨락까지 날아들었나봐요.

꽃 송이송이마다 예쁘게 피어나라고 속삭여주면서

화관을 만들었어요.

거실 창을 통해 셀프 카메라 타임.

ㅎㅎㅎ

밖에서는 안이 잘 들여다 보이지 않는 대신

밖에서는 거울처럼 보이니 잼난 놀이가 따로 없네요.

새로 사온 이 밀짚모자가 자기꺼라고 우기던 남푠이

화관이 보여야 더 이쁘다며 찍어준다요.ㅋㅋ

화관을 두 개 만들었으니

함께 나란히 둘러쓰고 찍어보며 깔깔대고 웃었네요.

여름별궁에서는 시공을 넘나들며

잼난 놀이들로 시간 가는줄도 모른당게여.

빵과 커피로 소풍나온 아이들 마냥 즐겁고 재미난 시간을 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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