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대강절

꿈낭구 2020. 12. 1. 19:36

2020년 12월 1일

해마다 12월 첫날이 되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곤 했는데

여기로 이사와서는 베란다가 없으니

화초들의 겨울나기가 신경쓰이네요.

거실 앞쪽에 온실을 만들기를 원했던 남푠은

바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미리 예상했던 모양이지요.

하지만 여름날을 생각하면 그것은 아니다 싶어서

온실 대신 데크를 시공하기로 결정했는데

데크 위에 놓였던 화초들이 추위를 피해

거실로 들어와 겨울 동안 동거하게 되었네요.

비좁아진 거실에 트리를 장식하기에는 무리이다 싶어서

미니멀한 트리로 대신하기로 했어요. 

그런대로 부담스럽지 않고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렇게 장식해놓고

헨델의 메시야를 들으니 해마다 요맘때 찬양연습으로

저녁마다 모이던 생각이 나네요.

2층 다락방에 대신 공간을 마련했어요.

크리스마스 트리를 창가에 두고

이 테이블에 앉아서 가족이 담소를 나누면

썩 그럴듯한 분위기를 낼 수 있을것 같아서요.

12월의 설렘.

어두워지면 유리창에 비친 트리의 불빛이 

분위기를 업그레이드 시켜줍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이사 집들이 겸

가족들과 이곳에서 송년모임을 하고 싶었는데

어째 것마저 어려워질듯 하네요.

따끈따끈한 바닥에 앉아서

다리 쭈욱 뻗고 마주앉아

한해 동안 감사했던 일들을 서로 나누고

기도의 제목을 서로 나누며 함께 모여 기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시시때때로 안전안내문자를 알리는 소리가

마음을 답답하게 하지만

속히 백신이 나와서

이 지겨운 코로나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싶네요.

 

나만의 공간.

아직 정리중이지만

아늑해서 집중도가 높을것 같아요.

작년 수업때 샘플로 만들었던 크리스마스 카드.

코로나로 인해 중단된 수업은

언제쯤 재개될지...

그리운 얼굴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아주 오래전 신혼의 시절에 만들었던 산타할아버지.

해마다 이렇게 한 달씩 만나게 됩니다.

아기천사도 역시요.

직접 빚어서 건조시킨 후에

채색하고 마감재를 바른 후

완성되기까지의 과정들이 생각나네요.

해마다 울집에 오시는 산타할부지여라.

올해는 다시 한 번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도구가 있었는데 이사하면서 어디에 숨었나 함 찾아봐야겠네요.

성지순례 갔을때 품어왔던 것이지요.

감람나무로 만든거라고 했던것 같은데...

이집트로 향하는 요셉과 마리아와 아기예수

이집트에서 파피루스에 묘사된

피난길의 아기예수의 모습을 품어왔었지요.

하나 하나 의미있는 작품들이지요.

주일학교 아이들과 노래극을 준비하던 생각도 나구요.

지금쯤 그 아이들은 아기엄마가 되었겠네요.

맑은 목소리로 찬양하던 아이들의 녹음 테이프 역시

우리집에서는 12월 내내 들을 수 있답니다.

아이들도 요맘때면 문득 그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까요?

이 트리 밑에 울딸랑구 어린 시절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두곤 했더랬는데...

올해는 작은 것으로라도 깜짝 이벤트를 생각해볼까봐요.ㅎㅎ

이 아리따운 천사는

아주 오래오래 전에

발틱여행때 에스토니아에서 뫼셔온 천사구요.

아기천사가 하도 귀여워서 품어왔지요.

바람불면 딸랑딸랑 종소리도 나요.

우리집에 천사가 엄청 많네요.

생각해보니 이렇게 가는곳 마다 품어와서

다국적 천사? ㅋㅋ

추억의 소품들을 보니

새록새록 행복했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예전에는 직접 독일 가문비나무를 잘라서

거실에 트리를 장식하곤 했었는데

그 곁에서 울딸랑구 메시야 합창에 맞추어

엉덩이를 흔들며 따라 부르곤 했던 생각이 납니다.

메시야는 울딸랑구 기저귀 차던 시절부터

해마다 듣고 자랐기에 

그 시절이 떠오르곤 해요.

성경필사를 하던 시절에는

딸랑구가 고3 수험생이었지요.

아이가 공부하다 잠들기까지

거실 반신욕기에 앉아서 필사를 했더랬는데...

한글 필사와 영문 필사까지

참 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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