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형님댁에 다녀오다

꿈낭구 2021. 1. 19. 16:45

2021년 1월 17일

오늘이 시어머님 기일이다.

몇 해 전 부터 가족기념일을 하루 정해서

모든 친척 가족들이 함께 모여 추도예배를 드리기로 했기에

한겨울 저녁시간에 오가지 않아도 되었다.

아침에 우리 가족끼리 기도를 했는데

공사하느라 천장을 뜯어놓은 심란함을 피해

딸랑구는 월요일에 휴가를 내고

서울로 피난을 가고

오후 들어 불현듯 어머님 생각도 나고

누워계시는 큰형님 생각도 나서

입은 그대로 형님댁에 다녀오기로 했다.

주말 오후 시간

바다로 드라이브를 가는 사람들인지

오후 시간인데도 차가 제법 많다.

대체로 한가한 도로였는데...

파릇파릇 보리밭을 지나고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푸르른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져서 

가슴이 확 트여 좋았다.

몸이 불편하신 형님께서는

오랜만의 만남이 반가우셔서 

불편한 몸으로 뭐든 먹이고 싶어하셨다.

시어머님 돌아가시고 늘 든든한 형님이셨는데

누워계시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혼자 남게 될 형님을 두고 돌아오려니

하염없이 손을 흔드시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울형님댁의 멋진 멍멍이 눈이 하도 예뻐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이렇게 포즈를 취해주기까지...ㅎㅎ

원래는 양몰이 하는 견종이란다.

영리하고 예쁘기까지 해서 새끼 낳으면

한 마리 데려다 키우고 싶다.

지난 봄엔가 묶여있는 상태에서

덩치가 커다란 개가 마을 사람 따라서 왔다가

짖어대는 이 개를 물어뜯어 상처를 입고

동물병원에서 엄청 오래 입원치료를 하였는데

정작 원인제공을 한 개의 주인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바람에

돈이 엄청 많이 들고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단다.

그래서 지난 여름에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예뻐서 사진을 찍어주다보니

반대편에 못 보던 강아지 한 마리가 자기도 찍어달란듯 짖어댄다.

서로 마주보고 있어 심심치는 않겠다.

하늘이 흐려지더니 눈발이 휘몰아치듯 날리기 시작해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점점 눈발이 굵어진다.

바닷가라서 겨울에 어머님 추도예배 드리고 돌아가려면

참 힘들었던 적이 많았기에

서둘러 내륙지방 까지 빠져 나가야만 했다.

돌아가는 길에 멋진 낙조를 보리라 마음을 먹었던지

갑작스러운 눈발에 아쉬운 마음 한가득.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날리는지라

평소 같으면 한적한 도로가 차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바닷가로 주말 나들이를 나왔던 사람들이

서둘러 돌아가는 길인가 보다

 

서둘러 우리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너무나 아름다운 일몰을 만나게 되었다.

잠시 갓길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이 멋진 노을빛과 작별을 했다.

형님을 모시고 드라이브도 하고

맛난것도 사드리던 시절이 좋았는데...

갈때마다 친정엄마 처럼 바리바리 싸주시던 형님께서

점점 몸이 불편하셔서 바깥 나들이도 어렵게 되어 안타깝다.

더 쇠잔해지시기 전에 좀더 자주 찾아뵙기로 마음을 먹으며

그래도 연세에 비해 총기도 좋으시고

안색도 좋으시니 다행이라 감사하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주에서의 즐거운 만남  (0) 2021.09.24
눈누난나~~!!  (0) 2021.09.15
Happy Birthday  (0) 2021.01.03
송구영신  (0) 2021.01.02
대강절  (0) 202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