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가운데 손꾸락 하나가 고장났는디
이렇게나 불편할줄이야...
지난 폭설이 연이어 내리던 무렵에
눈을 쓴다고 무리가 되었는지
갑자기 접었다 폈다가 안 되고
접으려면 통증이 오고 가까스로 달래서 접었다가
무얼 집으려고 펼라믄 깜짝 놀라게 아픈 손으로
삼시세끼 밥을 해야하고 집안일을 하다보니
시간이 배는 걸리는것 같네요.
재료 손질하는거 하나하나가 맘 같지 않고
다섯이서 해야할 일을 넷이서 하려니까
능률이 떨어지는것이 당연하건만
요즘같은 시기에 병원에 가는것도 두렵고 하여
가급적 쓰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어제 남은 찬밥으로 볶음밥을 하려니
감자, 당근, 파프리카, 양파, 브로콜리,버섯...
왜케 썰어얄게 많던지...
버터와 식용유로 볶아서 굴소스 약간 넣어
볶음밥을 완성하고 무우국을 끓이는 동안
접시에다 틀에 담긴 볶음밥을 옮겨 담으라고
딸랑구한테 시켰더니 이렇게 중심을 못잡고
한 켠으로 치우쳤네요.
이번에는 시범을 보여주며 위에 깨를 뿌리랬더니
와장창 흑임자깨를 들이붓다가
겸연쩍은 얼굴로 자기가 먹을거래여.ㅎㅎ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새꼬막을 삶아서 함께 먹자해도 도리도리~
오후 6시 이후에는 절대로 아무것도 먹지않겠다며
아침에 먹겠다며 안 먹어서
이렇게 밥반찬으로 무쳤어요.
미나리 밑둥을 잘라서 수경으로 다용도실에 두고
벌써 두 번째 이렇게 자라서 잘라먹네여.
초록초록해서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겁고...
미나리 향기도 나고 연하고 글두 제법 자기몫을 하네여.
데리고 있는 동안에 요리의 기본기를 좀 가르칠란디
휴일에는 나름 스케쥴이 있고
아침만 집밥을 먹으니 언제 시간이 있어야말이쥬.
그랴서 아침준비를 일찍해서
적어도 밥이나 국을 뜨는것이며 테이블세팅 정도는
가르치는 중입니다.
대학 가기전 맘먹고 가르칠 생각였는데 운전면허 준비한다고 시간이 그렇고
대학생활은 하숙집 밥을 먹고 지냈으니
졸업후 취업하자마자 원룸생활이 오죽 혔긋어라.
물고기를 주는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친다고
저도 그랴서 원격으로 몇 달 동안 하긴 했는데
집 떠나있는 동안 아이의 식성이 이상하게 변했더라구요.
유학생활 하면서 김치맛을 잃어버리고
원룸생활하면서는 집안에서 음식냄새 나는게 싫다며
그때부터 생선도 한사코 마다하고
암튼 앞으로 얼마동안 우리와 함께 지낼지는 모르겠지만
델꼬있는 동안에 식생활 개선을 시킨 보람이 있는지
이제는 김치도 잘 먹고 조금씩 달라지긴 달라지고 있네요.
저의 소신은 요리는 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만드는것인지는 알아야 한다는거...
이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어떠어떠한 과정들이 있었는지 정도는 알아얀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어설프기 짝이 없지만
글두 어깨 너머로 보는건 있어갖구서리...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고 있구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