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결혼기념 이브

꿈낭구 2011. 9. 24. 17:49

 

 

요즘 세탁기가 격무에 시달리는 집들 많지요?

날씨가 갑자기 서늘해져서

가을옷들을 꺼내 놓으며

여름살이들을 들여 놓으려고

이부자리부터 시작해서 돗자리며 선풍기랑 기타 등등...

우리집도 날마다 세탁을 대대적으로 하게 됩니다만

어제 세탁을 마친 요 남방들이 죄다 14장.

아직 옷걸이에 걸려있는 흰 와이셔츠들과

다려놓고 입지 않은 옷들까지 합하면

한동안 세탁을 하지 않아도 무난히 해결할 수 있는

우리집 나의 째바리 쥔냥반 옷들이구만요...

요즘 끝내주는 햇볕에 잘 마른 이 옷들을 들여놓으려고

세탁한 옷들을 개는 중이고마는

자기가 보기에도 옷이 너무 많은지 야릇헌 미소를 지으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허냐고 묻네여.

필요없다니까 제 발치에 앉아서 창밖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절 위해 기쁨조가 되것노라공...ㅎㅎ

에고...못말려라잉.

왜~ 거 있쟈뉴?

마두금에 맞추어 부르는 몽골의 전통음악 '흐미'말여라.

맑은 가을하늘을 보며 부르기엔 고것이 딱~이라면서...

혼자 보고 혼자 듣기 아까워서...ㅋㅋㅋ

배꼽을 쥐고 웃었씨요.

 

그렇게 마음을 무방비 상태로 열어놓더니만

이 남자... 본색을 드러냅니당.

자기한테 뭐 필요한거 없느냐고 물어봐 달라네여.ㅋㅋㅋ

터져나오는 웃음을 감추고 도리도리로 일언지하에 거절을 혔등마는

이번에는 작전을 바꿔서리 혼잣말로...

'낼이 우리 결혼기념일인디 아내의 쓸만헌 가을옷 한 벌 사줘얄랑가...'

ㅎㅎㅎㅎㅎ

이 구여운(?) 남푠을 워찌헌다요잉~~!

며칠전부터 선물을 뭐 받고 싶으냐고 추궁(?)을 허는디

도무지 반응이 없자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허능만요.

'꽃이 좋을랑가...결혼 **주년 정도면 여자들은 꽃보다는 현금을 더 좋아헌단디...'

주변에서 귀동냥을 헌 잡다한 정보들로

요즘 무척 고심을 허는 눈치더이다.

오늘 저녁에 전야제를 혀얀다고 뭐 먹고 싶으냐고 묻네여.

저요?

우리집 째바리 부녀는 선물 고르기가 월매나 수월헌지 몰러요.

이번엔 작전을 바꿨구먼요.

카드만 들고 따라나설 참인디 설마...제 주머니를 몽땅 털리기야 허긋나요?

결혼기념일을 앞두고

나란히 미용실에 가서 지붕개량을 허고 왔구먼요.

내일은 로맨틱헌 멋진 곳에서 맛난 저녁도 먹고

낭만적인 추억만들기가 우짤랑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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