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새와 나비와 고양이

꿈낭구 2021. 2. 18. 15:29

바람이 엄청 불어요.

심술보가 어마어마한 바람이...

새들이 단풍나무 잘라낸 가지 위로 날아드네요.

달콤한 수액으로 목을 축이고 날아가면

또 다른 새가 날아들어서 

울집 단풍나무는 문전성시를 이룹니당.

직박구리는 정말 수다스러워요,

친구들을 부르는 목소리가 어찌나 시끄러운지 

귀가 따가울 지경입니다.

요즘 자고 나면 노랑나비 찾으러 다니는게 일입니다.ㅎㅎ

서재와 거실이 편한가봐요.

시클라멘 화분에 숨은걸 찾아냈어요.

더 꽁꽁 숨으려는듯 점점 은밀한 곳을 향해 이동하네요.

이곳에서 목이라도 축이는 걸까요?

어떻게 견디는지 정말 궁금해져요.

오늘로 우화한지 일주일째.

어쩌다가 집안으로 따라 들어와서

일찍 깨어나서 이런 시련을 겪는지 안타깝지만

어쩌겠어요. 이미 이렇게 된것을...

아침마다 나비가 안 보이면 마음이 덜컹해요.

냥2가 이제는 남푠이 만들어준 목조주택(?)에

완벽 적응이 되었는지 요즘엔 냥3이 대신 냥2가 독차지한것 같아요.

여기 이러구 있다가 바로 위 딸랑구 방 창틀로 점프해서

안을 들여다보곤 하는데 이 뚱띠가 앉기에는

좀 비좁은지라 얼마전엔 갑자기 둔탁하게 뭐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는데 바로 얘가 창틀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며

졸고 있다가 이 목조주택 위로 떨어졌던가봐여.ㅋㅋㅋ

글두 다치지 않고 무사했던 것은

바로 요 발바닥 덕분이었겠지요?

요즘 너무 비만고양이가 되어 클났어요.

점심때가 지나면서 나비가 이곳까지 날아와 앉아있네요.

다행입니다. 

이 화분은 제법 높은데 여기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 만큼

아직은 기력이 남은것 같아서요.

이젠 서서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나비가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걸 알기에...

아침저녁으로 나비야 나비야 부르면서

찾아다니다가 안 보이면 어딘가에 있겠지 하고서

무심한 척 지내다보면 이렇게 까꿍~! 하고 나타나서

우리를 미소짓게 만드는데  가고 나면 한동안 허전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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