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노랑나비와 복수초

꿈낭구 2021. 2. 21. 16:37

복수초가 노랑나비 같은 꽃잎으로 내게로 왔네요.

이게 어쩐 일이래여.

영영 잠들어 버린 노랑나비를 차마 그대로 보낼 수 없어

동백꽃 침대에 뉘인채로 며칠을 지내다가

울집 동백나무 아래 돌 무더기를 치우고

이렇게 꽃무덤을 만들어주었네요. 

낙엽이불을 덮어주고

우리와 함께했던 2월의 봄마중길을 추억하기 위해

자그마헌 돌멩이 하나 곁에 두었지요.

몰래 혼자서  찔끔 흘린 눈물을 닦으며 돌아서던 순간

샛노란 복수초가 방긋 웃고 있네요.

언제 이렇게 꽃을 피웠을까요.

여기도 저기도 어린 꽃송이들이 

낙엽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었어요.

노랑나비가 복수초로 우리게로 다시 온듯

너무나 반갑고 기뻤답니다.

행여 냥이들 발에 밟힐까

가만가만 주변을 정리해주고

노랑나비가 우리에게 보낸 선물 처럼 느껴져서

한참을 봄볕에 쪼그리고 앉아있었지요.

올봄의 복수초는 노랑나비 덕분에

더욱 사랑스럽고 특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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